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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대북 외교흐름서 뒤처진 日…아베가 발 잘못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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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대북 외교흐름서 뒤처진 日…아베가 발 잘못 디뎠다"
"아베의 대북노력에도 '반미구호' 사라진 北서 일본이 '제1공공의 적'"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비핵화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과 북한, 미국의 협상이 이어지며 동북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일본이 그 흐름에 끼지 못하고 뒤처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기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거듭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결심을 밝혔고 (북한과)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겠다고 표명해왔지만 아직은 곧 일어날 듯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워싱턴까지 외교 채널들을 가동하는 동안 아베 총리는 방관자로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황은 북일 화해 분위기와는 반대라는 게 WP의 설명이다. 신문은 북한의 선전 매체가 올해 미국을 상대로는 심한 언사를 하지 않았지만, 일본에 대해선 '극악한 전쟁범죄 국가'라고 하는 등 비방 강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들어 빠르게 진행된 사안들에서 협상이 성사되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됨에 따라 무대 밖에 선 일본의 위치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도쿄 소피아대 정치학 교수인 고이치 나가노는 "정말 위험한 건 아베의 일본이 뒤처지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제재가 해제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데 대해 북한 매체들은 "눈앞의 현실도, 대세의 흐름도 바로 보지 못하고 정치 난쟁이로서의 일본의 행태를 보여준 것"이라고 조롱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심지어 노동신문은 "일본이 고집스럽게 돈키호테처럼 행동한다면 외로운 섬나라로 홀로 남겨질 것"이라고도 했다고 WP는 부연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WP는 북한의 관영 TV와 언론매체에서 반미 선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거의 사라진 대신 일본이 첫 번째 '공공의 적' 자리를 대신 떠맡았다고 분석했다.
나가노 교수는 "아베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 건 주로 본인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아베의 전략은 미국과 강한 동맹을 맺는 것이었고 충실한 조수 역할을 했지만 "트럼프가 다른 결정을 내렸을 때 아베는 심하게 발을 잘못 디뎠다"고 그는 주장했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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