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협위원장 전원 일괄사퇴 의결…일부 의원 '반발'(종합)
'인적쇄신 신호탄' 김병준 "당 비상사태…'웰빙체질' 개선"
심재철 "아닌 밤중에 홍두깨…줄세우기 의심"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253곳 당협 가운데 사고 당협 22곳을 제외한 231곳의 당협위원장 전원이 다음 달 1일자로 일괄 사퇴한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비공개회의에서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부의 반발이 당연히 없을 수 없겠지만, 당이 비상사태라는 것은 모두 인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선당후사의 정신에서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알렸다.
'김병준 비대위'가 당 혁신 차원에서 사실상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당은 당협위원장 일괄사퇴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각 당협에 대한 심사·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강특위를 거쳐 기존의 당협위원장이 재임명 되거나 새로운 인물이 당협위원장에 발탁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비대위의 결정을 놓고 당 일각에서는 반발이 이어졌다. 비대위가 현역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지 않은 채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안을 의결했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협위원장 재임명에 실패할 경우 공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염두에 뒀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비대위의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결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재철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아닌 밤중의 홍두깨였다. 혹시라도 지도부가 줄세우기를 생각하는 건가 하는 의심도 든다"며 "비대위원장이 처음에 가치와 좌표정립이 중요하고, 인적쇄신은 별일 아니라고 하셨던 분인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재선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시도당 위원장들에게 의견을 청취했을 때도 결코 찬성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들었다"며 "그럼에도 하루 만에 전격 결정을 내린 것은 절차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흠결"이라고 꼬집었다.
한 중진의원도 "사전에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로운 정치와 정당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고통으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며 "매년 당협을 제대로 평가하게 되면 그동안 비판받아왔던 당의 뿌리 깊은 '웰빙 체질'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국당은 추석 전후로 당무감사 공고를 낸 뒤 당무감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당협위원장 일괄사퇴로 이 같은 계획을 전면 수정해 조강특위 심사로 대신하기로 했다.
당협 재정비는 연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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