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선언] 4월 판문점선언 구체화한 9월 평양공동선언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동창리 시험장 폐기'…비행화 실행계획 담아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구체적 방안도…'판문점선언 이행 군사합의서' 채택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담았다.
전문을 제외하고 총 6개 항으로 구성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조항(5항)이 별도로 마련됐다. A4용지 4장 분량의 선언에서 비핵화 관련은 약 4분의 1에 달한다.
약 5개월 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채택한 4·27 판문점선언에는 전체 3개 항 가운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관련 대목에 3개 문장으로 비핵화 내용을 담았다.
특히 9월 평양공동선언은 양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남북 간 비핵화 논의에 실질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의 4·27 판문점선언에 남북의 비핵화 의지와 국제사회를 향한 선언적 의미가 담겼다면,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비핵화 실행계획'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세 가지 사항이 담겼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우선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총론에 인식을 같이하며 '실질적 진전'을 내용으로 담았다.
북측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 추가 조치를 할 용의가 있음을 선언에 담았다.
또한 남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대목도 포함됐다.'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한 노력' 등 다소 추상적인 문구가 담겼던 판문점선언과 대비된다.
9월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이라는 기반 위에 5·26 제2차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정상회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등 지난 5개월간의 성과를 토대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수행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합의를 "구체적인 성과"라고 평가하며 "과거 북측이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이 보여주기식 폐기라는 국제사회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군사적 긴장 완화에 있어서도 남북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진전된 조치'에 합의했다.
남북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 합의서로 채택한 게 이를 보여준다.
판문점선언이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총론적 성격이라며, 이번에는 서해상 평화수역 및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공동유해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DMZ 평화지대화를 위한 세부안이 담겼다.
또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을 통한 이행 실태 점검과 우발적 무력충돌방지를 약속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사실상 남북 간에 불가침 합의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안들이 포함됐다.
판문점선언에서는 '8·15 이산가족·친척 상봉 추진'만 구체적인 계획으로 제시됐지만, 이번에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화상상봉·영상편지 교환 문제 우선 해결 등이 합의에 담겼다.
남북 교류협력 부분의 실질적 성과도 눈에 띄었다.
기존의 문화 분야 협력 차원을 넘어 남북 자연생태계 보호·복원을 위한 환경협력 추진, 전염성 질병 유입·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보건·의료 분야 협력 강화 등을 명시, 협력 분야를 확장했다.
여기에 10월 중 평양예술단의 서울 공연,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진출 및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협력, 올해 10·4 선언 11주년 행사, 내년 3·1운동 100주년 공동 기념 등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하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우선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를 약속했다.
아울러 판문점선언에서 문 대통령이 '가을 평양 방문'을 약속했다면,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북한 최고지도자 최초로 김 위원장의 '가까운 시일내 서울 방문'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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