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입양 여성 43년 만에 입양 전 돌봐준 할머니 만나
부산 경찰 주선으로 상봉…사진 공개하고 친부모 만남도 기대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43년 전 영국으로 입양됐던 여성이 부산 경찰의 도움으로 입양 전에 자신을 돌봐줬던 아주머니를 만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1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영국 국적의 조순희(43)씨는 지난 14일 오후 3시 사회복지사와 함께 남포지구대를 방문했다.
조 씨는 자신이 영국으로 입양되기 전인 1975년 11월 16일 집 대문 앞에 버려졌던 자신을 거둬 따뜻하게 돌봐주었던 젊은 새댁을 꼭 찾고 싶다고 부탁했다.
조 씨는 이 새댁이 당시 34세의 홍모 씨라는 점과 자신이 버려진 곳의 주소가 부산 중구 남포동 1가 58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홍 씨는 대문 앞에 버려진 갓난아이를 정성껏 보살폈지만, 자신이 키울 수 없는 형편이라 해외 입양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사회복지사는 설명했다.
단서라고는 나이와 오래된 주소밖에 없었지만, 도움을 요청받은 남포지구대 심재원 순경은 자갈치 건어물시장 일원을 샅샅이 수소문한 끝에 6시간 만에 홍 씨가 여전히 이 일대에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의 주선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43년의 세월에 한 사람은 77세의 할머니가, 또 한 사람은 중년의 여성이 됐지만 한눈에 서로를 알아보며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조 씨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따뜻한 손길에서 전해지는 진심을 알 수 있었다"며 "당시 홍 할머니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렇듯 훌륭하게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자신을 낳아 준 친부모 관련 정보가 전혀 없어 찾을 길이 막막하지만,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공개하면 부모님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가져본다"며 자신의 사진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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