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산 LNG 최대 수입국…고유가시대 대안 '부상'
美에너지정보청 통계…올해 상반기 22.5% 비중으로 멕시코 추월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올해 들어 미국산 LNG의 최대 수입국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발표한 통계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에 수출한 LNG 물량이 총 4천917억 입방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109억 입방피트)보다 58.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로 수출한 물량이 1천104억 입방피트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미국산 LNG 최대 수입국이었던 멕시코(1천55억 입방피트·21.5%)를 제치고 1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이어 중국(619억 입방피트·12.6%)과 일본(442억 입방피트·9.0%), 인도(315억 입방피트·6.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에 도입된 미국산 LNG는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1천302억 입방피트)에 육박하는 것이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102억 입방피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한 셈이다.
특히 천연가스의 전통적인 성수기가 겨울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미국산 수입이 2천억 입방피트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미국 LNG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것은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부터 수입을 크게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가스공사는 2012년 미국 루이지애나주(州)에 있는 사빈패스 터미널로부터 연간 280만t의 LNG를 도입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작년부터 들여오고 있다.
더욱이 내년 이후에는 GS EPS와 SK E&S 등 민간기업들도 미국산 LNG를 수입할 예정이어서 미국 LNG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수입하던 LNG의 대부분이 유가에 연동됐던 것과는 달리 미국산 LNG 가격 지표인 '헨리 허브'는 유가와 별개로 움직이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LNG 기준가격은 열량 단위(MMBtu·25만㎉를 낼 수 있는 가스량)당 9∼10달러 선이었으나 미국산 LNG 가격은 최근 몇 년간 3달러 선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LNG 도입 확대는 그동안 중동과 동남아에 편중됐던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높은 장거리 운임 비용은 부담"이라며 "현재 원유에만 적용되고 있는 수입처 다변화를 위한 운임 지원제도 등을 LNG 업계에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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