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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도 '中 일대일로' 재검토 "도로 대신 공장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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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도 '中 일대일로' 재검토 "도로 대신 공장 짓자"
"거대 프로젝트 대신 민생 향상에 초점"…전 총리 지역 관련 부당 특혜도 조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도로 대신 공장 짓자."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파키스탄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도로, 철도 같은 대형 인프라 건설 대신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장이나 위생처리 시설을 짓는 데 초점을 두자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당국은 최근 중국에 이런 의사를 전달하며 중국 측을 압박했다.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과 460억달러(약 51조5천억원) 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비롯해 620억달러(약 69조5천억원)에 달하는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초대형 자금을 투자하다가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키스탄 당국 분위기는 말레이시아처럼 대형 프로젝트를 완전히 취소하자는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사업 내용을 재검토해 목표는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당국 관계자는 WSJ에 "일대일로는 중국의 민간 분야가 파키스탄에 공장을 짓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 더 많은 파키스탄 회사와 노동자가 포함되고 위생시설 같은 사회복지 분야 프로젝트도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파키스탄의 압박은 어느 정도 가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9일 파키스탄을 예방한 중국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이런 요구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은 이번 파키스탄 방문 후 "CPEC의 무게중심을 장차 산업협력 쪽으로 옮기기로 파키스탄과 합의했다"며 "우리는 파키스탄 국민의 민생을 향상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파키스탄 정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한 이전 정부의 부당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텃밭인 펀자브 주(州) 동부 지역에 부당한 특혜를 줬는지가 중점 조사 대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 내에 조사위원회도 꾸려졌다.
특히 문제투성이 사업으로 지목된 '오렌지 라인' 경전철 사업에 대해서는 회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 사업은 펀자브 주도인 라호르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재원 부족 등으로 공적자금 보조가 없으면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한편, 파키스탄과 마찬가지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로 꼽혔던 말레이시아는 자국 내 중국 주도 건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중국이 사업비 550억 링깃(약 14조9천억원)의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돼 온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 국영기업이 수주한 3조1천억원 상당의 송유관·천연가스관 공사는 아예 취소하기로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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