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또 구설…'시스티나 성당 합창단' 횡령·돈세탁 혐의
'세계 最古' 합창단…교황청, 조사 사실 공식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가톨릭 교회 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폭력 추문과 이를 은폐한 의혹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합창단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Sistine Chapel Choir)이 횡령과 돈세탁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교황청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자금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를 수개월 전에 승인,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P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청은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다.
교황청 성명은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가 신부인 합창단 단장, 평신도인 사무국장이 횡령과 사기, 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지 수 시간 만에 나왔다.
이 신문은 공연 수익금이 개인 용도로 지급된 것으로 의심돼 교황청 관계자들이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성인 남성과 소년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지난 5월에는 뉴욕 공연에 나섰으나, 2개월 후인 7월에는 공식적인 설명도 없이 하계 미국 순회공연을 취소했다.
이 합창단은 그 역사가 14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교황 성 그레고리 대제(Saint Gregory the Great)가 세운 교황청 성가대 양성기관 '스콜라 칸토룸'(Schola Cantorum)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교황청은 최근 미국과 칠레, 호주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의혹이 속속 불거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검찰은 1940년대부터 70년대에 걸쳐 301명의 성직자가 1천 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고, 가톨릭 교회는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함으로써 가톨릭 교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특히 이 추문은 지난달 말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 출신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의 폭로로 교황에게까지 불똥이 튀며 위기를 증폭시키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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