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에 페널티 준 주심 "마음대로 판정한 것 아니다"
호주 신문은 만평의 자율성 강조한 기사 1면에 게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체어 엄파이어를 맡았던 카를루스 하무스(포르투갈) 심판이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잘 지내는 편"이라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하무스 심판은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 오사카 나오미(일본)와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경기의 주심을 맡았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 도중 코치의 지시를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한 윌리엄스에게 첫 경고를 했고, 이후 윌리엄스가 2세트 게임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준 뒤 라켓을 코트 바닥에 내동댕이치자 두 번째 경고를 부여했다.
두 번째 경고는 '포인트 페널티'가 되면서 다음 게임은 오사카가 15-0으로 앞선 상황에서 시작하게 됐다.
첫 번째 경고를 받았던 사실을 모르고 있던 윌리엄스는 격분한 나머지 심판을 향해 '도둑'이라고 부르는 등 심하게 항의했고 이것은 세 번째 경고인 '게임 페널티'로 이어져 순식간에 오사카가 게임스코어 5-3으로 달아나게 됐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윌리엄스의 항의에 대한 찬·반 양론이 대립하는 가운데 침묵을 지키던 하무스 심판이 포르투갈 매체인 '트리부나 익스프레소'를 통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잘 지내고 있다"며 "다소 미묘한 상황이었지만 판정을 마음대로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매체는 "하무스가 지인이나 가족, 선수들로부터 수백 통의 격려 메시지를 받았다"며 "결승전이 끝난 뒤 그는 소셜 미디어나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균형 잡힌 보도 내용만 접했다"고 전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결승전이 끝난 뒤 윌리엄스에게 벌금을 부과했으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는 남녀 선수들을 동일한 잣대로 판정해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하무스 심판의 판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그를 이번 주말 열리는 데이비스컵 준결승 미국과 크로아티아 경기 심판으로 배정했다.
한편 윌리엄스에 대한 만평을 게재해 성·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호주 신문 헤럴드 선은 12일 자 1면에 이와 관련한 기사를 실었다.
윌리엄스 관련 만평을 그렸던 작가 마크 나이트가 지금까지 그렸던 풍자만화들을 모아 1면에 실은 뒤 "웰컴 투 PC 월드"라는 표제를 붙였다.
PC는 '정치적으로 정당한(politically correct)'의 줄임말로 인종이나 성별 등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경향을 일컫는 단어다.
헤럴드 선은 'PC 월드' 바로 아래에 '풍자 자유 지역(Satire Free Zone)'이 아니라는 표시를 했고, "만일 나이트가 만평을 그리는데 자기 검열을 계속한다면 우리의 이런 정치적으로 정당한 삶은 매우 따분하게 될 것"이라며 풍자에 대한 자율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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