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키 의원, 日정부 자제 요청에도 북한行…"北본심 듣겠다"
스포츠 통한 북일 교류 추진 의지…日 피폭자 지원 시민단체도 방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프로레슬러 출신인 안토니오 이노키 일본 참의원 의원(75·무소속)이 북한 방문길에 올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노키 의원은 이날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앞으로도 크게 변할 것이다. 그쪽(북한)의 본심을 듣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를 살릴지, 살리지 않을지는 일본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옛날에는 스포츠와 정치가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은 반대다.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대화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스포츠를 통한 북일 교류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노키 의원은 7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 관련 행사에 참석한다. 또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 등을 만난 뒤 11일 일본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앞서 2014년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한 바 있으며 2017년에도 북한에서 리 부위원장과 만났다.
일본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이노키 의원은 방북을 통해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는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는 북한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노키 의원도 이를 고려한 대응을 취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일본의 반핵·평화운동 시민단체인 '원수폭(原水爆) 금지 일본국민회의'의 조사단도 이날 북한 방문길에 올랐다.
이 단체는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 원폭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하는 곳으로, 북한에 조사단을 파견하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조사단은 북한 내의 피폭자 현황을 조사하고 9·9절 행사에 참석한 뒤 13일 일본에 돌아올 계획이다.
이 단체 관계자들은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북한 피폭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료 지원을 요청했지만,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은 바 있다.
이 단체의 후쿠야마 신고(福山眞劫) 대표는 "과거 청산이라는 의미에서도 (북한 피폭자에 대한) 지원은 당연하다"며 "대응을 외면하는 일본 정부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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