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美노총 위원장 맹비난한 트럼프…"형편없다"(종합)
자신 비판한 데 대해 반격…"최악의 무역협정 고치면서 엄청난 상승 잠재력"
외부 일정 갑자기 취소하고 백악관 돌아가 무역문제로 통화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노동절인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의 노동단체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에게 맹비난을 가했다. 트럼카 위원장이 전날 자신의 정책을 비난하자 반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AFL-CIO의 책임자인 리처드 트럼카는 이번 주말 TV에서 자신의 조합을 형편없이 대변했다"며 "그가 이야기한 일부는 우리나라의 일하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미국의 성공에 반하는 것이어서 조합들이 하는 일이 왜 그렇게 형편없는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를 "민주당원!"이라고 칭했다.
트럼카 위원장은 전날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가 당선됐을 때 그가 노동자들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면 지지하고 노동자들을 위해 나쁜 일을 하면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었다"며 "고용 지수는 좋지만, 월급은 내려가고 있고 기름값은 올라가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실제로 그리 잘 지내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트럼카 위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 일이 그가 노동자를 돕기 위해 한 일을 추월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이 노동자에게 엄청나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 경제는 통합돼 있다"며 개정된 나프타에 캐나다가 빠진다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새로운 나프타에 캐나다를 계속 머무르게 할 정치적 필요성이 없다. 수십 년간 (나프타가) 악용된 이후에도 우리가 공정한 합의를 만들지 못하면 캐나다는 아웃(out)될 것"이라며 캐나다와의 개정 협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기존의 3자 협정인 나프타를 미국-멕시코 간 양자협정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번 주 캐나다와의 나프타 협상 재개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카드를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동절 일정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 무역 문제를 협의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 풀기자단은 이날 오전 대통령 자동차 행렬에 따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나왔으나, 골프 복장에 하얀 모자를 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대화하면서 백악관 밖으로 나왔다가 곧바로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 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주말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특히 무역 문제와 다른 국제 현안들에 관한 전화를 하기 위해 백악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노동절 트윗'을 통해 "즐거운 노동절! 실업률 최저 기록 등 우리나라는 그 이전 어느 때보다 잘하고 있다. 일찍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진 것 가운데 일부 최악의 무역협정들을 고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엄청난 상승 잠재력이 있다.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노동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성공하고 있다. 노동절 축하!"라고 적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공격을 받은 AFO-CIO 측은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트럼카 위원장은 "우리를 향한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시작하는 자신의 육성 연설을 이 단체 트위터에 게시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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