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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돌아온 中 유학생, 낮은 연봉·역문화 충격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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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돌아온 中 유학생, 낮은 연봉·역문화 충격에 '속앓이'
유학생 수 급증에 취업난 겹쳐 좋은 일자리 '하늘의 별 따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고액 연봉을 꿈꾸며 해외 유학의 길에 올랐던 중국 유학생들이 귀국 후 기대 이하의 낮은 연봉과 낯선 문화에 좌절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가 고국으로 돌아온 유학생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자신의 연봉이 기대보다 낮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0%는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이 그동안 쌓은 경험과 능력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들의 급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여금을 제외한 월급이 1만 위안(약 163만원) 이상인 응답자는 3분의 1가량에 지나지 않았다.
응답자의 40%는 월급이 6천 위안(약 98만원)에서 1만 위안 사이라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6천 위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오언 왕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질린 데다 중국에 계신 부모님도 내가 돌아오길 원해 중국 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며 "하지만 연봉 수준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낮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하이구이'(海歸)로 불리는 이들 해외유학파의 몸값이 이처럼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해외유학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귀국 후 다국적 기업, 투자은행 등에 취업해 고액 연봉을 받을 꿈에 부푼 중국 젊은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유학의 길을 떠나면서 중국인 해외유학생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유학을 떠난 중국인의 수는 60만8천400명으로 전년보다 11% 늘었으며, 고국으로 돌아온 해외유학생의 수는 48만 명에 달한다.
지난 40년간 520만 명의 중국인이 해외 유학길에 올랐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교육 전문가인 추자오후이는 "해외 유학 초창기에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학생들만 해외 유학길에 올라 졸업 후 취업에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이제 경제적 여유를 갖춘 가정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해외 유학을 보내면서 해외유학생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의 취업시장 사정도 별로 좋지 않아 한해 800만 명에 가까운 대졸자 상당수가 택배 기사, 콜센터 직원 등 저임금 직종에 취업하는 실정이다.
중국으로 돌아온 해외유학생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문화와 사뭇 다른 고국의 일터 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영국에서 공부한 후 상하이의 인터넷 기업에 취업한 낸시 저우는 "솔직히 말해 나는 중국 같은 정실주의 사회에서 요구되는 기술에 능숙하지 못하다"며 "직장 내 인간관계를 위해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야 하는 문화에도 익숙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 술을 마시길 거부하면 무례하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많은 해외유학파가 귀국 후 이러한 '역(逆) 문화충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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