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당정청 전원회의…'文정부 개혁·국정성과' 한목소리(종합)
당정청 수뇌부 총집결…145분 토론 후 '6개 합의사항' 발표
'비빔밥' 오찬으로 화합 다짐…문대통령 "국정동반자", 이해찬 "원팀"
교체대상 장관까지 모두 참석…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엄중한 상황인식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교체 및 문재인정부 2기 개각 등 여권이 새로운 진용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과 정부, 청와대 수뇌부가 1일 한자리에 모여 성공적 국정운영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9월에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가 예정돼 있고, 개혁 입법 및 내년도 예산을 위한 정기국회의 막이 오르는 만큼 이날 모임에 관심이 쏠렸다.
어느 때보다 당정청의 빈틈없는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의 주재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의 표정에서도 이런 엄중한 상황인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회의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및 의원단,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전원과 보훈처장, 국무조정실장, 방송통신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30일 개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도 행사에 앞서 이뤄진 티타임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담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3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전원이 참석했다.
행사 사회는 민주당 박경미 의원과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맡았고, 사회자의 소개를 받아 문 대통령이 이해찬 대표, 이낙연 총리와 함께 입장할 때에는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새 지도부는 물론 추미애 전 대표와도 밝게 악수하면서 노고를 격려했다.
다만 국민의례 이후 문 대통령의 인사말이 시작되면서 장내에는 사뭇 엄중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이뤄내야 할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는 사상 최초의 당정청 전원회의로, 그만큼 우리가 맞는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 대표 역시 인사말에서 "(문재인정부) 2년 차는 당정이 협력해서 성과를 내는 중요한 시기"라며 "당을 잘 이끌어서 문재인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하도록 하고, 다음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닦는 일이 당이 할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엄중한 상황이라는 인식 공유 아래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당정청의 화합과 단합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정청이 일체감을 갖고 국정의 동반자로 함께 나아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고,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은 공동운명체로, 원팀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민생경제·평화국회 추진전략 발표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운용 방향 발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향 발표가 이어졌다.
홍 원내대표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비롯한 민생법안과 규제혁신 법안의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9월 초 본회의가 개최되면 기합의된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당정청이 하나 되는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상임위별 당정 협의의 활성화·강화를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부와 당 모두 정책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한국경제 체감온도 높이기'를 부제로 한 경제운용 방향 발표에서 "한국경제가 경제지표와 체감경제 간 온도 차가 크다"며 "2019년도 예산안과 세제 관련 법안의 통과가 매우 중요하다. 규제혁신 법안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당에 요청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을 위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주도적 역할과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한편, 국민적 합의와 지지에 기반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발표 후 참석자들은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식사 자리에서는 가벼운 농담도 오갔지만, 이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자유토론은 문재인정부 2년 차를 맞아 당정청이 성과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인식 속에 진지하게 진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남북관계와 당정청 소통문제, 규제혁신, 기업의 애로사항, 부동산 시장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우려, 인터넷은행 규제완화 방침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여러 의견을 묵묵히 들었고, 정책에 관한 답변은 주로 이 총리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는 같은 테이블에 자리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당정청 전원회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25분까지 145분간 진행됐으며, 이후 6개 합의사항이 발표됐다.
당정청은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가속화, 정기국회에서의 성과 도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 당정청 소통·협력 강화, 여야 협치를 위한 지원, 정책 홍보 강화 등을 6개 합의사항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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