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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서 이룬 캠퍼스의 꿈…"서비스 전문가 돼 강의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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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서 이룬 캠퍼스의 꿈…"서비스 전문가 돼 강의하고파"
일·학습 병행 '예비 학사모' 도전한 맥도날드 매니저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평일에는 깔끔한 제복을 입고 매장 구석구석을 꼼꼼히 관리하던 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멀리 떨어진 충남 천안에서 대학생으로 '변신'한다. 서른 안팎의 나이에 경영학·수학·외국어를 넘나들며 공부를 하기가 쉽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벌써 두 학기째를 앞두고 있다.
1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이들은 바로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다니는 맥도날드 매니저 최영선(25·용인신갈점), 김부미(33·수원인계점), 이진형(25·서울시흥점)씨.
각 점포에서 부점장으로 일하는 이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까지 맥도날드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뒤 학업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지만, 교대 근무의 특성상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다가 고용노동부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 덕에 학사모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이들은 평일에는 각 맥도날드 지점에서 일하고, 주 1회 토요일마다 천안 캠퍼스를 찾아 수업을 듣는다. 교육 과정 가운데 일부는 온라인 강의로 밟고, 직장에서 근무 역시 학업으로 인정받는다.
최근 서울 금천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만난 이들은 "초반에는 주말마다 천안에 가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나중에는 토요일이면 새벽 5시부터 눈이 떠지더라. 피곤한 만큼 보람이 있다"며 처음 겪는 캠퍼스 생활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선 씨는 "나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맥도날드에 입사했기 때문에 4년제 대학도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학점 은행제를 알아보던 도중 회사에서 이 제도를 소개해 '이거다'하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수원에서 기차를 타고 천안역에 내려 학교에서 내리면 버스를 타고 캠퍼스에 간다"며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전공은 강소기업경영학과 마케팅 전략. 최영선 씨와 김부미 씨는 편입 과정으로 3∼4학년 과정을 밟고, 이진형 씨는 새내기로 입학해 4년을 온전히 다녀야 한다. 학비는 국가에서 지원받고, 입학금은 맥도날드가 내줬다.
'1학년' 이진형 씨는 "솔직히 가장 쉬운 과목은 경영"이라며 "맥도날드에서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교육 과정과 내용이 비슷해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경영 수학이다. 미분까지는 괜찮았는데 적분이 나오면서 탈락하는 학생이 속출했다. 솔직히 수학은 고등학교 수능 이후 처음 접한 것"이라고 말하며 '깔깔' 웃었다.



김부미 씨는 "맥도날드에서도 진급을 위해서는 교육 과정을 밟아야 해서 경영 수업이 크게 낯선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도 한 적 없는 과목도 있어 지식이 미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 공부를 한다. 배운 날 공부하는 게 가장 좋아서 토요일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 복습한다"고 배움에 대한 열의를 내보였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학업의 길을 밟는다고 하자 주변, 특히 부모님이 기뻐했다고 한다. '우리 딸이 드디어 철이 들었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건강을 챙겨야 할 텐데 먹고 싶은 것은 없느냐'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진형 씨는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바로 해보고 싶은 것을 하며 이것저것 도전해 부모님이 아쉬워하셨는데, 대학 공부도 한다고 하니 무척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위를 딴 뒤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살려 맥도날드 본사에서 일해보는 것이 꿈이다. 특히 김부미 씨는 불어를 공부했던 과거 경험을 살려 프랑스에서 대학원에 도전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지연 맥도날드 인사팀 교육팀장은 "마케팅과 경영 분야에서 맥도날드 사례가 종종 나온다"며 "이런 경영 기법을 학교에서 다시 배우게 된다면 지식으로 무장할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도 적용하면서 습득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서비스직 분야에서 일·학습 병행제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앞으로 다른 분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어요. 마음 속에서 학위를 따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강의를 해보고도 싶습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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