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지자체 일자리, 민간분야서 많이 생기도록 해야
(서울=연합뉴스)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국 17개 시·도지사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정부와 지역이 함께 하는 일자리 선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지역의 주력 산업 혁신, 신산업 육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남북협력사업,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회적 경제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손잡고 일자리 만들기에 매진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다.
지자체들이 이런 결의를 한 것은 고용부진이 심해지고 있는데, 중앙정부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앙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려 했지만 지난 7월 취업자 수는 5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원래 목표가 30만 명 늘리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일선 현장에 있는 지방 정부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임은 틀림없다. 또 지방의 일자리 창출은 서울과의 양극화 해결에 도움이 되므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자체장들로서도 일자리 창출은 원래부터 핵심적 과제다. 가장 중요한 성과지표이기도 하다. 지자체장 선거 당시에 일자리 공약을 뒤질세라 공세적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일자리 선언이 탄생한 것이다.
지자체들은 당연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성과 조급증에 빠진 나머지 손쉬운 길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 수를 늘리는 등 공공부문에 대한 취업자 확대가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 물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필요하면 공공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이런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조직 자체가 방만해질 수 있다. 재원 문제로 중간에 사업을 멈춰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가능하면 민간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 산업의 혁신을 꾀하고, 지방규제도 완화해 민간업체들이 속속 탄생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 간담회에서 일부 시도지사들은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보장하라고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재정의 실질적 분권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지방정부가 창의성과 자율성을 갖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지자체마다 사정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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