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백혈병, 조직적합성 반만 맞아도 조혈모세포이식 가능"
서울대병원 "소아환자 34명에 반일치이식 시행결과 생존율 85%"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조혈모세포이식은 급성백혈병이나 희귀질환을 앓는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이지만, 기증자를 찾아도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지 않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직적합성항원이 절반만 일치해도 성공적으로 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홍경택 교수팀은 소아 조혈모세포이식에서 조직적합성항원이 절반만 일치하는 경우, 이식 전후에 항암제인 부설판(busulfan)과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를 적절히 투여하면 성공적인 반(半)일치 이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의료진이 2014년부터 총 34명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반일치이식을 시행한 결과, 환자 전체 생존율은 85%였다. 이 중에서도 백혈병 등 악성 질환 환자는 82%, 비악성 희귀질환 환자는 91%의 생존율을 보였다.
의료진은 "국제이식등록기관에서 발표한 소아청소년 급성백혈병의 조혈모세포이식(혈연, 비혈연 포함) 성적이 질환 중증도에 따라 40∼73%로 보고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임상 결과는 우수한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병 역시 급성과 광범위 만성이 각각 5.9%, 9.1%로 기존의 이식(5~15%, 15~25%)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다만, 이식에 사용되는 항암제는 용량이 높으면 독성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낮으면 재발이나 조혈모세포이식 실패의 가능성이 커 맞춤형 용량을 투여하는 게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형진 교수는 "소아에 대한 반일치이식의 성공으로, 이제 대부분의 환자가 공여자에 대한 걱정 없이 이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공여자 문제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없던 많은 환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조혈모세포이식 관련 권위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온라인 최신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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