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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불평등을 감시하라…"국가정책·민영화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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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불평등을 감시하라…"국가정책·민영화가 핵심"
신간 '세계불평등보고서 2018' 출간…피케티 등 공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현대사회의 갖가지 병폐를 낳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제적 불평등의 전 세계적 추이를 추적한 보고서가 책으로 나왔다.
국내 번역 출간된 '세계불평등보고서 2018'(글항아리 펴냄)은 1980년 이후 세계 각 지역 불평등 수준과 경과를 소득과 자산을 두 축으로 삼아 분석하고 미래 불평등에 대한 대응 방안까지 제시한다.
명저 '21세기 자본'으로 불평등을 글로벌 이슈로 만든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를 비롯해 파쿤도 알바레도 파리경제대학 교수, 뤼카 샹셀 파리경제대학 세계불평등연구소 집행위원, 이매뉴얼 사에즈 UC버클리 경제학 교수, 게이브리얼 주크먼 UC버클리 경제학과 조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에 시작해 성과를 축적해가는 공동 연구작업인 세계자산·소득데이터베이스(World Wealth and Income Database· WID.월드)의 최신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됐다. WID.월드는 전 대륙 70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삼으며 10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다. 2016년 기준 국가별 전체 국민소득(NI) 중 상위 10% 소득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보면 유럽 국가들은 37%, 중국 41%, 러시아 46%, 미국과 캐나다 47%,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와 브라질, 인도는 55% 수준이다. 세계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한 곳은 중동으로 상위 10%가 국민소득 61%를 차지한다.
북미와 중국, 인도, 러시아에서는 1980년 이후 소득 불평등이 급속히 증가했으나 유럽에서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 같은 소득 불평등 증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지역별 평등주의 체제가 종지부를 찍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국가별 정책이 불평등 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국가별 현재의 소득 수준 분석도 눈에 띈다.
글로벌 차원에서 성인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은 2016년 현재 월 1천340유로로 추산됐다. 북미 사람들은 이보다 3배나 높은 4천230유로 소득을 얻고, 유럽 사람들은 2배 수준인 2천260유로를 버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평균 소득이 1천170유로로 글로벌 평균에 조금 못 미치지만, 전체 글로벌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북미(17%)나 유럽(17%)을 앞선다.
아울러, 보고서는 자산 불평등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낸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국가에서 공공부문 부를 민간부문으로 대거 이전시킨 대규모 민영화가 경제적 불평등을 부추긴 또 다른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이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자산의 상대적인 크기는 소득 불평등과 함께 불평등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1980년 이후 대부분 나라에서 민간순자산이 크게 증가했으나 공공순자산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영국은 공공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며 일본, 독일, 프랑스도 소폭의 플러스를 유지할 뿐이다.
자산 불평등 자체도 증가했다. 글로벌 자산 중 상위 1%의 몫은 1980년 28%에서 오늘날 33%로 증가한 반면 하위 75%의 몫은 10% 근처에 맴돈다.
자산 집중도는 소득보다 훨씬 크다. 중국과 유럽, 미국에서는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소유하는 반면 하위 50%는 2% 미만만을 소유한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전망하면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글로벌 불평등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만약 불평등 증가가 심한 미국 모델을 따른다면 글로벌 불평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불평등 증가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유럽 모델을 따르면 글로벌 불평등은 완만하게 감소할 수 있다.
불평등을 완화할 방안으로는 누진적인 조세제도, 탈세와 돈세탁을 차단하는 글로벌 금융등록제도, 교육과 일자리에 대한 평등한 기회, 교육·보건·환경보호에 대한 공공투자 등을 제시한다.
"경제적 불평등은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으며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심화되는 불평등이 온갖 정치적·사회적 재앙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그 재앙들을 피하는 일은 불평등을 주의 깊게 감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장경덕 옮김. 472쪽. 2만2천원.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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