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북한 여자레슬링, 전국서 인재 발굴…현직 여군이 금메달 획득
북한, 여자 레슬링 집중 육성…출전선수 4명 모두 메달 획득
"전국서 인재 끌어모아…금메달리스트 정명숙은 현직 여군"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레슬링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북한은 이번 대회 여자 레슬링에 4명의 선수를 파견했는데, 출전한 모든 선수가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여자 자유형 53㎏급 박영미(27)와 57㎏급 정명숙(25)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50㎏급 김선향(21)과 62㎏급 림종심(24)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북한 여자레슬링 대표팀은 지난대회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4년 만에 여자 레슬링 경량급 아시아 최강국 위치에 올랐다.
북한 여자 레슬링의 성공은 예견됐다.
북한은 최근 수 년 간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겨냥해 여자 레슬링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레슬링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은 전국에서 기량 좋은 선수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북측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북한의 여자 레슬링 등록 선수는 3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 레슬링 등록 선수는 100여명이다. 북한 여자 레슬링 선수들의 규모가 한국의 3배 이상인 셈이다.
체급별 선수 자원의 차이는 훨씬 크다. 북한은 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중량급을 깨끗이 포기하고 아시아권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량급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도 50㎏, 53㎏, 57㎏, 62㎏급에만 선수를 파견했다. 중량급인 68㎏, 72㎏급은 불참했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 여자 레슬링은 오로지 경량급에 집중해 모든 힘을 쏟아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워낙 많은 선수가 특정 체급에 집중돼 있다보니 선수층이 두껍고 우수한 유망주도 차고 넘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북한 여자 레슬링 선수는 모두 20대다. 30대 중반 선수가 대부분인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특유의 강한 정신력도 북한 여자레슬링의 강점이다.
53㎏급 박영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쳤지만, 부상을 숨기고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결승에서 만난 카자흐스탄 줄디스 에시모바를 11-0 테크니컬 폴로 꺾었다. 박영미는 결승전이 끝난 뒤에야 다리를 절뚝거리며 통증을 호소했다.
57㎏급 정명숙도 우승후보가 아니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세계랭킹 3위 중국의 페이 싱어루와 결승에서 만나 5-4로 승리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정명숙은 현직 북한 여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 여자 레슬링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깜짝 메달 획득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보인다"라며 "한국 대표팀으로선 경계해야 할 상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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