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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지원 '결실'
10년간 5억8천만원 지원 292명 수혜…현재 214명 연간 약 1억원 지원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일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해요. 제 아들을 위해 앞으로도 곁에 있어 주세요."
강원 화천군이 지원하는 에티오피아 장학생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마리엠 여사의 짧은 글에 진심이 실렸다.


이 편지는 최근 장학사업을 위해 에티오피아 현지를 찾은 최문순 화천군수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
화천군이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 후손을 돕는 장학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화천군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은 2009년 61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10년 만인 현재 292명으로 5배 가까이 규모가 늘었다.
특히 이 중 78명이 학업을 마치고, 취업에 성공해 사회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 화천군의 후원을 받은 참전용사 후손 중에는 정식 의사가 되거나, 여성 인권 변호사의 꿈을 안고 대학 법대에서 2년째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까지 매우 다양하다.


화천군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에 6천37명을 파병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다.
화천지역은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 소속 '각뉴(Kagnew)' 부대원들이 첫 교전을 벌인 곳으로 253전 253승의 신화를 남겼지만, 본국에 돌아가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화천군이 2009년 '보은' 차원에서 일회성 지원이 아닌, 후손을 돕는 장학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현재 화천군이 장학금을 지원하는 에티오피아 학생은 214명에 이른다.
명지대(1명)와 한림대(1명)로 유학 온 학생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최문순 화천군수가 장학사업의 실태와 장학생 선발을 위해 에티오피아를 직접 찾았다.
군은 올해 에티오피아 초등학생에 매월 72명에 500비르(3만원 상당), 중·고생 95명에 900비르(5만4천원 상당), 대학생 47명에 1천100비르(6만6천원)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해 중·고생과 대학생의 장학금을 200비르씩 인상했다.
후원금은 화천군과 지역 군부대, 사회단체 등이 함께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2010년과 2013년부터는 지역에 주둔 중인 부대 부사관들이 매월 봉급에서 일정액을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화천 평화의 댐 인근 세계평화의 종 타종 시 받는 연간 1천500만원의 사용료도 전액 이들 장학금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조성되는 장학금 규모는 연간 약 1억원에 달한다.
화천군이 사업을 벌인 지 10년간 지급한 전체 장학금은 자체 예산과 타종료 수입, 각계 후원금 등을 합쳐 5억7천804만2천원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참전용사 후손 장학생 발굴뿐 아니라 이들이 에티오피아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해 돕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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