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위 "룰라 정치적 권리 보장돼야"…대선출마 가능해질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엔인권위원회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룰라 전 대통령측이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유엔인권위의 입장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참여하는 크리스치아누 자닌 마르친스 변호사와 발레스카 테이셰이라 마르친스 변호사는 "유엔인권위는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두 변호사는 공정한 사법 절차를 통해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룰라 전 대통령을 수감해서는 안 되고 올해 대선 출마도 당연히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인권 관련 국제협약의 서명국인 브라질 정부는 유엔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인권위의 이 같은 입장이 룰라 전 대통령에 관한 브라질 사법부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좌파 노동자당(PT)은 지난 15일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을 연방선거법원에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교육장관과 상파울루 시장을 지낸 페르난두 아다지가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연방선거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가 좌절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당은 9월 17일까지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연방선거법원이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를 적용해 룰라의 대선 출마를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0년에 만들어진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하케우 도지 연방검찰총장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연방선거법원에 신속한 심리 해석을 촉구했다.
도지 총장은 늦어도 1주일 안에 연방선거법원이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해 심리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올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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