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외부에 대한 의존심을 버려라…사약이다"
북미관계 교착 속 주민 각성 제고 목적인 듯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남에 대한 의존심은 사약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가운데 북한이 주민들에게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외부에 대한 의존심도, 기대도, 환상도 갖지 말라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전 인민적인 창조대전 앞으로!' 제목의 정론에서 "남에 대한 의존심은 국력을 쇠퇴 몰락시키는 사약이고 자력갱생만이 영원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정론은 특히 "전략국가의 지위에 단숨에 올라선 우리에게 경제강국 건설은 문제로도 되지 않는다"며 2020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실행을 장담했다.
정론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100년 만의 '삼복철 더위'에도 각지 민생현장을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도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력으로 경제성과를 이뤄내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가 갈길은 오직 자력자강의 한길' 제목의 글에서도 "제국주의자들은 전략적 목적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오늘의 세계에서 남의 도움을 바라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에 대한 의존심은 나라를 현대판 식민지, 속국으로 만든다"며 자력자강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도 했다.
또 노동신문은 '증산돌격운동을 힘있게 벌이는 것은 혁명발전의 중요한 요구' 제목의 논설에서 "남에 대한 의존이 나라를 속국으로 만드는 길이라면 자기 힘에 대한 믿음은 작은 나라도 강대국으로 만드는 보검"이라며 "경제제재로 우리의 신념을 허물어보려는 것은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 노동신문을 통해 5개년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대중운동'으로 '증산돌격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을 띠면서 대북제재 강화로 경제성장의 환경조성에 어려움을 겪자 주민들에게 2년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돌격'해 5개년계획 완수에 매진할 것으로 촉구한 것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 노선전환을 하고 남북·북미·북중 정상회담에 힘입어 경제건설에 올인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입구부터 삐걱거리는 데다 앞으로도 장기전이 불가피해 대북제재 완화가 쉽지 않자 미국을 향해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외부 지원에 대한 기대를 버리도록 각성시키고 분발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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