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이벤트 홍보"…전남도청 로비 F1 머신 자취 감추나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도청 로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포뮬러원(F1) 머신이 자취를 감추게 될지 주목된다.
영암 F1 대회가 '실패한 이벤트'로 마무리된 지 수년이 지났는데도 이어진 관습적 전시에 비판이 나오자 전남도는 철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F1 대회 후원사였던 LG로부터 2013년 경주용 차량을 기부받아 도청 현관 입구에 전시했다.
수억∼수십억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추측만 무성할 뿐 차량 연혁에 대해 파악한 공무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차량 옆 안내판에는 길이 4.53m, 너비 1.8m, 배기량 2천400㏄, 최대출력 750마력 등 제원이 적혀있다.
엔진만 없을 뿐 실물과 같은 차량은 영암 F1 대회가 막대한 적자를 남기고 2013년을 끝으로 중단되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영암 F1 대회는 2010∼2013년 개최됐을 뿐 2014년 주관사인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와 합의에 따라 열리지 않았다.
남은 계약 기간 2년(2015~2016년)에도 개최되지 않아 위약금 문제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국감 자료를 보면 전남도는 F1 대회 개최를 위해 경주장 건설비, 대회 운영비, 개최권료 등으로 2010∼2013년 8천752억원을 지출했으며 대회 개최로 인한 적자만 4년간 1천902억원에 달했다.
사업비 중 지방채 발행액이 2천848억원에 달해 전남도는 국감 당시 기준 원금 1천230억원, 이자 286억원 등 모두 1천482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대회가 예산 낭비 사례로 남았는데도 지역 상징물로 도청 청사를 오랜 기간 지키고 있는 F1 머신을 두고 처분 요구도 잇따랐다.
전남도 관계자는 "한동안 철거가 유력하게 검토됐다가도 결국 자리를 지켜왔다"며 "효율적인 청사 활용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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