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샬러츠빌 유혈집회' 주동자 SNS 계정정보 공개 판결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법원이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회사 '디스코드'에 대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집회 준비를 온라인에서 논의했던 여성 회원의 계정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작년 8월 12일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충돌로 벌어진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 1주년을 앞둔 가운데 법원이 폭력상을 문제삼아 시위 주동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원고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원고들은 극우 활동가들이 대화 앱 디스코드에서 이 시위를 계획했다며, 이에관련된 32개 계정 소유주의 정보와 대화 내용을 디스코드가 공개토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 중 한 명인 '제인 도'라는 이름의 여성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내세우며, 이런 자료제출 요구를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지프 스페로 미 연방 치안판사는 이에 대해 이 여성의 '익명으로 말할 권리'보다는 신상 정보 공개가 더 중요하다고 판결했다.
스페로 판사는 디스코드가 메시지 수신자·발신자의 동의 없이 대화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연방법의 조항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제인 도'의 계정 정보에 대한 원고의 관심이 그녀의 권리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고측 변호인들에 따르면 디스코드에서의 대화는 1명의 사망자와 수십 명의 부상자를 냈던 샬러츠빌 유혈시위가 어떤 경로로 준비됐는지 핵심 증거를 담고 있다. '참가자들이 준비해야할 무기' 등도 이 대화방에서 지시됐다는 주장이다.
스스로를 정치적 이단아로 칭한 '제인 도'는 이곳에서 '크리스탈.나이트'라는대화명으로 본명을 감추고 활동했다.
이는 1938년 나치가 독일 전역에서 부유한 유대인 상점을 대거 약탈한 사건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피고측 변호인은 디스코드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는 이들의 신상을 세간에 공개하고, '보편적이지 못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생활을 파괴하려는 목적의 조사를 의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인 도의 변호인도 "그녀에게는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논란이 될만한 정치적 견해를 익명으로 표출할 헌법상의 권리가 있다"고 반론했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