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살겠나"…경북서 3개월 새 은행강도 3건
한 달에 한 번꼴 털려, 경비인력 없어 범죄 표적 용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최근 경북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금융기관 직원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6월 이후 영천과 영주에 이어 포항까지 경북에서만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해 치안에 허점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7일 오전 11시 4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용흥새마을금고 본점에 강도가 침입해 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뒤 2∼3분 만에 현금 456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북경찰청 제공]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흉기로 근무 중인 직원을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해 간 가방에 직원이 돈을 담자 밖으로 나와 대기시켜 둔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금고 안에는 청원경찰 등 경비인력이 없어 범행에 무방비 상태였고 경찰도 범인이 사라진 뒤 3∼4분 뒤에야 도착했다.
지난 7월 16일에는 영주 한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직원 4명을 흉기로 위협하고 1분 만에 가방에 현금 4천380만원을 담아 달아났다.
[경북경찰청 제공]
경찰은 금고 주변 등에 있는 CCTV 500여 대를 분석해 범행에 이용한 오토바이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하고 범행 3일 만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앞서 6월 5일 영천 한 새마을금고에도 강도가 침입해 직원 2명을 위협한 뒤 2∼3분 만에 현금 2천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6시간 만에 붙잡혔다.
당시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해 범행 의심 차량을 발견해 추적한 끝에 대구 집에 숨어있던 피의자를 검거했다.
이같이 경북에서 최근 들어 한 달에 한 번꼴로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4월에도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도 40대 남성이 권총을 들고 침입해 현금 1천563만원을 빼앗아 4분 만에 달아나는 일이 벌어졌다.
지점에는 남녀 직원 3명이 근무했고 남자 직원 1명이 강도와 잠시 몸싸움을 벌였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으로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화물차를 발견해 추적한 끝에 55시간 만인 4월 22일 충북 단양에서 피의자를 붙잡았다.
지난해부터 경북에서 발생한 은행강도 사건은 모두 청원경찰 등 경비인력이 없는 곳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수일 내로 강도 피의자를 검거하기는 했지만 금융기관들도 스스로 사건을 막을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마을금고 강도사건 현장에서 만난 한 포항시민은 "훤한 대낮에 은행강도가 들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불안해서야 살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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