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 아들, 9·11 테러주범 딸과 결혼
가디언 "9·11 테러관련자들이 여전히 알카에다 중심"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이끌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이 미국 뉴욕 9·11 테러주범의 딸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빈 라덴 아들 함자 빈 라덴은 이집트 출신 2001년 9·11 테러주범 모하메드 아타의 딸과 결혼했다는 것.
아타는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 당시 비행기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를 공격했을 때 조종사 역할을 했다.
이들의 결혼 사실은 빈 라덴의 이복형제들이 확인해 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복형제들은 함자가 알카에다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보복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7년 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은신하던 중 미군의 급습으로 피살됐다.
함자는 빈 라덴의 부인 3명 가운데 빈 라덴이 숨지기 직전까지 그와 함께 지냈던 카이리아 사바르가 낳은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워싱턴·런던·파리·텔아비브를 상대로 전쟁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함자는 알카에다를 이끄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대행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의 이복형제 아흐마드 알-아타스는 "함자가 아타의 딸과 결혼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함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아프가니스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지난 2년 간 함자의 소재지 파악을 위해 부심했다.
그가 조직 내 그 어떤 이들보다 추종자들을 선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함자가 아타의 딸과 결혼한 것은 9·11 테러 관련자들이 여전히 알카에다 중심에 자리하고 있고 알카에다가 빈 라덴의 맥을 이어 계속 조직을 꾸려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빈 라덴의 또 다른 아들 칼리드는 미 공군의 아보타바드 공습 때 사망했고 셋째는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드론 공격으로 역시 피살됐다.
빈 라덴은 그가 직접 쓴 것으로 알려진 편지에서 함자가 자신의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의 부인들과 아들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전 왕세자 모하마드 빈나예프가 마련해 준 사우디 한 은신처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은 빈 라덴의 어머니 알리아 가넴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
가넴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가족들과 계속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1999년 이후 빈 라덴이 숨진 2011년까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함자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바 없으며 그 어떤 메시지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당국은 2017년 알카에다에 영향력을 미치는 함자를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특별 지명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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