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폼페이오 오늘 싱가포르 도착…北美종전선언 외교전 개막
北, 中·러시아와 연대 예상…美, 日등과 양자회담 통한 지지 확대
남북, 북미, 남북미 회담할지 주목…'갈라만찬' 장관간 접촉도 관심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과 미국의 외교 수장이 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발 항공편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말레이시아를 먼저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 모습을 드러낸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난달 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의에도 비핵화 협상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은 조기 종전선언 촉구에 나섰고 미국은 비핵화 리스트 제출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이들 북미 외교수장이 싱가포르 회동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북미 외교장관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회담이 언제든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의를 계기로 '우군' 확보를 위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일본 이외에 아세안 회원국들과 양자회담을 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4일로 예정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들 양자회담에서 북미 후속협상과 관련해 비핵화 리스트 신고 및 비핵화 일정 제시 등의 북한이 이행해야 할 사항을 강조하면서 각국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는 신호를 발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리 외무상은 이에 맞서 중국, 러시아와의 양자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근래 미국에 조기 종전선언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리 외무상은 이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지지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 외무상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방안을 논의할 지도 관심이다.
전날 왕 부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아울러 아세안 회원국들과도 접촉면을 확대하면서, 체제안전 보장 조치와 더불어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비핵화 협상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설파하고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미 외교장관 회담은 물론 남북, 남북미 회담 여부도 현재로선 확정되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북한이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종전선언과 비핵화 요구 등 관련 미국의 입장 변화 여부와 성과 도출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진 뒤에 회담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후 7시 각국 외교장관을 대상으로 열리는 '갈라 만찬' 행사도 주목된다. 남북한은 물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이외에 아세안 회원국 장관들이 대부분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이 행사에서 남북, 북미 접촉 가능성도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한국-메콩 외교장관회의, 뉴질랜드·캐나다·중국과의 양자회담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애초 전날로 예정됐었으나 중국의 요청으로 미뤄졌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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