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무역전쟁으로 하반기 실적 우려…최종 피해자는 소비자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무역전쟁 영향으로 하반기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영국 BBC 중문판이 1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상반기 실적에서 무역전쟁 영향은 아직 반영돼있지 않다. 미중 양국은 지난 7월 6일 전후로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부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무역전쟁이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무역전쟁으로 하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미국 국내 가격이 치솟을 경우 소비자들이 최종단계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 최대 육류 업체인 타이슨 푸드(Tyson Foods)는 미국 돼지고기와 쇠고기에 대한 중국의 관세부과로 회사가 하반기 실적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전세계 무역정책의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시장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가격하락과 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관세가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회사들은 관세로 인한 추가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면서 자동차회사인 BMW는 미국에서 만드는 일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격을 올리기로 했으며 이런 가격 인상으로도 관세로 인한 추가비용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국 오토바이업체인 할리 데이비드슨은 이에앞서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을 해외로 옮기기로 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백기투항'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올 하반기 운영비용이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영향으로 1억-2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내 수요증가에 힘입어 제품가격을 올려 관세부과에 따른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를 모든 수입품으로 확대할 경우 양국간 무역갈등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중국에서 만드는 아이폰은 현재 미국의 관세부과대상에서 빠져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 대상을 전체 품목으로 확대할 경우 아이폰도 더이상 예외가 될 수 없으며 미국시장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소비자들에게 나쁜 소식을 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지난 1월 수입 태양광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태양광제품 미국내 가격이 크게 오르고 투자가 제한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지난 6월 중국이 보조금지급을 중단하면서 중국내 수요가 급격히 꺾여 전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외신은 지난 6월 이후 태양광제품 가격이 12% 하락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160억달러 규모의 다른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검토를 마쳤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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