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출전 무산된 삼보 "자비로라도 갈 수 있게 해달라"
대표 8명 선발한 삼보, 대한체육회 요건 미달로 아시안게임 '물거품'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대한삼보연맹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을 통과한 8명의 삼보 선수들이 인도네시아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 삼보 대표단체인 대한삼보연맹이 대한체육회가 요구한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전통 무예인 삼보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무예(Martial arts)의 하위 종목으로 첫선을 보인다.
그간 삼보의 아시안게임 진입에 힘을 써 왔던 대한삼보연맹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자 1∼3차 대표선수 선발전을 거쳐 8명의 출전 선수를 선발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 최종 명단에 삼보 선수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 국제대회를 관장하는 대한체육회가 대한삼보연맹이 선발한 선수를 국가대표로 승인하지 않아서다.
대한삼보연맹은 2009년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 단체 승인을 받았지만, 대한체육회가 생활체육회와 통합 과정에서 가맹단체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 유보 단체로 강등됐다.
대한체육회는 올 초 정회원으로 가맹하지 못한 단체에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한해 최소 1개 시·도 체육회에 가입하면 아시안게임 선수 출전을 허가하겠다'고 알렸다.
e스포츠와 주짓수는 요건을 충족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게 됐지만, 삼보를 비롯한 몇몇 무예 종목은 엔트리 마감 최종일(6월 30일)까지 가입하지 못했다.
문종금 대한삼보연맹 회장은 정식으로 시·도 체육회에 가입하려면 시간과 절차가 복잡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선 선수 출전, 후 체육회 가입'을 호소했다.
문 회장은 "한국 삼보의 수준은 아시아에서 최정상급이라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꼭 보탬이 될 것"이라면서 "대회가 끝난 뒤 반드시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테니 선발한 선수라도 출전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엔트리 접수가 이미 마감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대한삼보연맹은 국제삼보연맹(FIAS)을 통해 OCA로부터 '삼보 종목이 시작하는 8월 30일까지 대한체육회가 추가 엔트리를 등록하면 출전을 허가한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자비로라도 갈 테니 대한체육회가 전향적으로 결정해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타 종목과 형평성을 고려해 삼보 선수만 구제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1개 시·도 체육회 가맹이라는 조건도 아시안게임을 위해 요건을 완화했던 것"이라며 "이미 엔트리 접수가 끝났기 때문에 재검토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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