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실종 후 독일 입양 여성 경찰 도움으로 아버지 상봉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31년 전 실종돼 가족과 생이별한 뒤 독일로 입양된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과 상봉하게 됐다.
2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988년 5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독일로 입양된 이순애(36·여)씨가 오는 24일 친아버지 이세원(56)씨와 극적으로 상봉한다.
이들이 생이별하게 된 것은 1987년 1월. 당시 운수업을 하던 이씨가 5살이던 순애 씨를 산격동에 살던 어머니 집에 맡겨두고 경북 구미에서 장기간 일을 하고 돌아와 보니 딸이 없어진 것이다.
순애 씨는 산격동 대도시장 인근을 배회하다 경찰관에 발견돼 대구시 관련 부서에 보호 의뢰됐지만 계속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홀트아동복지회로 넘겨졌다. 아버지 이씨도 뒤늦게 딸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됐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들 부녀가 다시 인연이 닿게 된 것은 2016년 6월 아버지 이씨가 대구 서부경찰서에 "딸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면서부터다.
경찰은 순애 씨가 살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 치료 기록과 통신시설과 신용카드 이용 내역 등 생활반응 수사를 했지만,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1년 동안 행적을 찾을 수 없었던 순애 씨 실종 사건은 자칫 미제 사건으로 묻힐 뻔했다.
그러나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사건수사팀이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해 해외입양 아동 행적 파악에 나서면서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순애 씨도 지난해 11월 "혈육을 찾고 싶다"며 중앙입양원에 도움을 요청한 것을 수사팀이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친부 여부를 정확히 가리기 위해 순애 씨의 DNA 샘플을 국제우편으로 전달받아 아버지와 대조하기도 했다. 순애 씨는 현재 독일에서 하키 선수인 남편과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순애 씨는 24일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와 꿈에 그리던 아버지와 만날 예정이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장기실종수사팀을 발족해 그동안 해외 입양아동 7명을 가족들과 상봉하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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