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개헌' 외쳤지만…"국회 논의 제자리걸음"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연초부터 개헌을 강조했지만 22일 폐회하는 정기국회에선 여당의 개헌안 제출도 이뤄지지 않는 등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여당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등은 지난 20일 밤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카지노 설치 법안을 다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여당은 그러나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방안을 포함한 개헌안을 이번 국회에서 제출조차 하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개헌은 자민당 창당 이후 지속한 오랜 염원"이라며 오는 9월 열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후보자가 누가 되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등 선거에서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만명을 넘는 자위관이 서부 폭우 피해 지역에서 묵묵히 헌신적으로 임무를 다하고 있다"며 "국민의 자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사히는 아베 총리가 연초부터 "드디어 개헌을 실현해야 할 때"라고 말했지만 정작 실현에 이르기까지는 불투명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은 같은날 연수회에서 개헌에 대해 "각 정당을 설득하고 있지만 무리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 "여론을 봐가며 추진할 것이며 언제까지 무엇을 한다는 스케줄은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개헌안을 제시하고 2020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기국회에선 정작 자신의 사학 스캔들과 재무성의 문서 조작 등에 휘말려 비판을 받았을 뿐 개헌안에 대해선 논의 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공명당에서도 "개헌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자민당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포스트 아베' 주자 중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21일 "개헌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처럼 "개헌은 총재선거의 쟁점"이라고 발언했지만 최근에는 총재선거에서의 지방 당원 표를 의식한 듯 지역 발전과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9조의 개정은 서두를 주제는 아니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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