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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전도사' 박용만 "고용 늘리는 유일한 길은 규제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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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전도사' 박용만 "고용 늘리는 유일한 길은 규제혁파"

제주포럼서 기자간담회 "천번·만번 얘기해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절박"

(제주=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그렇게 절박하게 얘기하고 다녔는데 효과가 전혀 없었던 데 대해 정말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은 19일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후 5년간 정치권을 상대로 규제개혁의 절실함을 끊임없이 설파했으나 효과가 없었다면서 이같이 토로했다.
이른바 '규제개혁 전도사'를 자처하는 박 회장은 "이 문제는 천번, 만번을 얘기해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절박하다"면서 "과거의 연장선상에만 있다면 장기적으로 하강하고 있는 경제 곡선을 되돌리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용을 늘리는 길도 규제 혁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청년 백수가 많다는데, 그 청년들을 흡수하려는 회사가 생겨야 하고 그러려면 일이 많아져서 창업도 생기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회와 정치권을 겨냥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보나.
▲ 사용자단체가 불참한 가운데 결정됐기 때문에 결정 과정에 안타까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정해진 룰에 따른 결정이었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겠다.
영세한 소상공인일수록 단기간에 (인건비 부담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한계기업이 상당히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올해보다 더 많은 숫자가 한계기업 범위에 들어갈 것 같고,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있는 분들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요인을 조사해 봤는데 첫째는 소득 양극화의 빠른 진행, 둘째는 빈곤층 확대였다. 이런 문제 인식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직접분배 정책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저소득층으로 소득이 가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근로장려세제(EITC) 같은 것도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 재정상태가 나쁘지 않고 세입도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입법부에서 협조하면 (재정을) 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 미중 무역분쟁 전망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 거의 다 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양쪽이 더 쓸 수 있는 '실탄'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대로 재앙 수준에 가깝게 계속 악화하겠는가.
그러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자유무역을 추구하던 세계 교역질서가 보호무역 위주로 돌아서게 되면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를 가진 우리 입장에서 불리한 환경으로 가는 게 자명하다. 살아남으려면 수출 다변화, 경쟁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
-- 남북 경제협력의 전망.
▲ 처음부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합의와 대북 경제제재 해제까지는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한다고 하더라도 남한과 양자 경제교류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남한과 중국, 일본 등이 거의 비슷한 기회를 얻는 것인데 '우리가 먼저 가서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잘 가도록 하려면 여러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남북 민관협의체'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상의는 과거 북한의 조선상업회의소와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한 평가와 조언은.
▲ 집권 2년 차는 결국 경제 성적표로 평가를 받고, 성적을 내는 데 중요한 주체는 기업이라고 작년부터 얘기했는데 지금 그대로 가고 있다.
지금 정부의 개혁 정책은 상당 부분이 사익 편취이나 하청업체와의 관계 등 대기업의 일탈행위를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이런 정책이 시장질서를 나쁘게 한다거나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다고 보지 않는다.
20대 국회 들어서 기업 관련 규제 법안이 800건 쏟아졌다.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도 한쪽에서 10개 풀면 다른 한쪽에서 100개 쏟아지면 (기업들이) 감당이 되겠느냐. 입법부에서도 협조해서 규제 총량관리 등에 나섰으면 좋겠다.
-- 규제 프레임을 바꾸자고 했는데, 예를 들자면.
▲ 개인정보보호법은 과잉 입법인 게 틀림없다. 개인정보를 이용한 빅데이터는 국경이 없다.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가 협업하는데 "한국은 규제환경이 너무 복잡하니 들어오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규제를 할 때 수술을 해야 할지, 운동이나 약 처방으로 가능할지를 구분해야 한다. 시장감시와 자율규범이 있는데, 아무리 법·제도를 무섭게 해도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결국은 자율적으로 기업이 따라가고 동의하는 규범이 있어야 한다.
-- 고용 정책을 입안하는 위치에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 고용을 늘리는 길은 규제 혁파밖에 없다. 이른바 청년 백수가 많다고 하는데 그런 청년들을 흡수하려면 회사가 생겨야 하고, 다시 얘기하면 일을 벌일 수 있어서 창업도 생기고 해야 한다.
공공일자리 만들기 등 쉬운 일은 정부에서 하고 있으니,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9위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데, 사회안전망에 대한 투자는 35개국 가운데 34위에 불과하다고 한다. 고용단절에 대한 불안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용 유연성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에 대한 투자를 좀더 해야 한다.


hum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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