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뜨거운 용광로에서 더위 이겨요"
포스코 광양제철소, 수박·냉수·휴식으로 더위 식혀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숨이 막힐 정도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18일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5고로의 용광로의 온도는 1천524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용광로를 제어하는 통제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가득했지만, 문을 열고 고로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바닥은 방열 처리가 됐지만, 뜨거운 열기가 발끝에서부터 전해져 이내 땀이 났다.
후텁지근한 열기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고로 작업을 하는 김용민(53)씨는 방열복을 입고 용광로에 접근했다.
용광로 덮개가 열리고 시뻘건 쇳물이 모습을 드러내며 불꽃이 튀었다.
불과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취재진이 가져간 온도계는 40도까지 치솟았다.
작업을 마친 김씨는 방열복을 벗고 깊은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에는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김씨는 하루에 10번 정도 방열복을 입고 용광로에서 나오는 쇳물에서 이물질이 없는지 살펴본다.
뜨거운 쇳물에 접근하는 시간은 불과 2∼3분이지만, 쇳물에서 나오는 복사열까지 더해 체감온도는 순식간에 올라간다.
바람도 안 통하고 숨쉬기조차 힘들어 보이지만 김씨에게는 일상이다.
김씨는 "27년 정도 일했는데 이제는 적응돼 큰 어려움은 없다"며 "힘들 때마다 가족을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폭염에 대비해 작업장 곳곳에 제빙기 210대와 냉온수기 800대를 설치했다.
탈수 예방을 위해 식염수를 제공하고 휴식 시간에는 수박이나 아이스크림을 주고 있다.
오후 1∼3시에는 작업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고 건강검진팀이 순회하며 온열 환자가 없는지 점검한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작업장 특성상 고온의 쇳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수시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