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노회찬에 불법 정치자금…진술·물증 확보"(종합2보)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 "5천만원 전달" 시인…계좌추적 자료도
공범 도모 변호사 내일 영장심사…정치자금법 위반·증거위조 혐의
노회찬 "입장 변화 없다" 의혹 부인…소환 불가피할 듯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강애란 기자 =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일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측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검팀은 18일 오전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인 '아보카' 도모(61)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도 변호사가 전날 새벽 소환 조사 도중 긴급체포된 점을 고려해 1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혐의 소명 여부와 구속 필요성 등을 심리한다.
도 변호사는 2016년 총선 직전 드루킹과 함께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노 원내대표와 경공모의 만남을 주선하고 경공모가 정치자금 5천만원을 불법 기부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그해 3월 초 노 원내대표가 경공모 '아지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자리에서 2천만원이, 같은 달 중순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경공모 회원 '베이직' 장모(57)씨를 통해 3천만원이 연달아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 박상융 특검보는 "(금품을) 전달한 측 관련자들의 진술과 그러한 (진술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해 도 변호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자금 조성과 전달 과정의 흐름 역시 계좌추적을 통해 파악됐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다만 "몇 회에 걸쳐 얼마를 받았다고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전달받았다는 측의 관련자와 그 특정 정치인을 조사해야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도 변호사에 대한 신병 처리 결과를 본 뒤 노 원내대표 측 인사들을 차례로 불러 자금 수수 의혹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박 특검보는 "(노 원내대표의 소환 시점은) 수사팀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 변호사는 노 원내대표에 대한 불법 기부 의혹에 대해 당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드루킹 변호인으로 나서 5천만원 전달에 실패한 것처럼 증거를 위조해 무혐의를 받아내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그가 현금 5천만원 중 4천190만원이 경공모 계좌로 되돌아온 것처럼 위장 입금 내역을 만들고, 5만원권 돈다발 사진을 증빙 목적으로 찍어 경찰 변호인 의견서에 첨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드루킹은 노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자금 공여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나 도 변호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내대표도 관련 의혹이 터무니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날 여야 5당 원내대표 방미 일정 차 인천공항을 찾은 그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도 변호사는 경공모의 의사 결정 기구인 '전략회의' 멤버 7명 중 한 명으로, 드루킹이 벌인 여론조작을 비롯해 이들 일당의 사실상 모든 활동에 관여하거나 법률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드루킹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기도 했다. 올해 3월 28일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도 변호사와 면담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의 첫 구속영장 청구 대상인 도 변호사의 구속심사는 특검의 수사개시 22일을 맞은 시점에서 그간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경우 정치권 수사에 갓 진입한 특검으로서는 수사 동력을 일부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허 특검은 영장의 범죄사실 내용을 직접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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