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연탄 필요한 이웃 있어요'…홍천 봉사단체 연탄배달
'자존감' 배려 수혜자 사진 안 찍기…130명 단원 자발적 참여
(홍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푹푹 찌는 폭염의 날씨지만, 우리 이웃에는 연탄이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한증막과 다름없어 숨쉬기도 힘든 요즘이지만 방에 연탄을 땔 수밖에 이웃이 있다.
수술 등으로 몸이 불편해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은 폭염이 지나가고, 비라도 내리면 바로 연탄을 피워야 방안 습기를 없앨 수 있다.
눅눅한 방에 불을 때 습한 공기를 없애고 불편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강원 홍천지역에 이 같은 복지사각지대로 여름나기가 버거운 이웃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비영리 봉사단체 '이웃'(이사장 박학천)이 지역사회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발기인 20여 명으로 시작된 이후 현재 130여 명으로 회원이 늘어났다.
연탄은행이 없는 홍천지역에 연탄이 있어야 하는 소외계층을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법인설립을 마치고 25일 창립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앞서 5월과 6월 홍천읍 맞춤형복지팀으로부터 연탄지원 긴급 가정을 추천받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수술 이후 몸이 불편해 거동이 힘든 어르신 가정을 찾아 연탄을 채워주고, 겨울에 썼다가 미처 치우지 못한 연탄재를 치웠다.
또 연탄을 받는 수혜자와 사진촬영 안 하기 등 소외계층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캠페인도 병행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폭염이 계속되지만 22일에는 홍천읍 맞춤형복지팀에서 추천한 2가구에 연탄을 배달하기로 했다.
맞춤형복지팀 관계자는 "폭염 속에도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의 방에는 서늘한 기운이 올라오는 곳이 있다"며 "폭염이 지나면 연탄이 필요한 이웃이 조금의 불편 없이 생활하도록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전상범(52) 봉사단체 감사는 "여름에 연탄배달이 익숙하지 않지만, 몸이 불편한 소외계층은 냉방이나 습한 방에서 지내는 실정이어서 연탄이 필요하다"라며 "지난해 묵은 연탄도 치우지 못하고 이웃의 연탄을 빌리는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자 봉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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