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더 벌 지경"…'인건비 압박' 편의점주, 단체행동 나선다
편의점가맹점협회, 오늘 대책회의…심야 할증 등 대응방안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편의점 점주들이 인건비 압박을 견딜 수 없다며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날 서울 성북구 보문동의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개사의 가맹점주들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의에는 각사별로 점주 대표가 최대 3명씩 참석할 예정이다.
협회 소속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이 무리하게 오르고, 야간수당마저 1.5배로 확대된다면 인건비 부담을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며 "업계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기자회견 개최나 입장문 발표 등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 입장을 외부에 알리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오후 10시 이후 심야 시간에 물건값을 5%가량 올려 받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단체행동을 모색하는 것은 인건비 부담이 지금보다 커지면 사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서 편의점 점주들은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거나 심야에 영업하지 않는 방법 등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2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던 점주들이 점포 수를 줄이거나 기존 가맹계약 연장을 안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편의점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무리한 추가 인상은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사정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조만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노동계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도 오후 10시 이후에 1.5배의 야간수당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특성상 야간에도 인원이 상주해야 한다. 업계는 야간 매출은 부진한데 심야 인건비 부담만 높아지는 상황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올해 들어 상당수 편의점주가 인건비 부담 때문에 본인이 직접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근무하고 있다"며 "매출이 많지 않은 일부 점포는 알바생들이 점주보다 돈을 더 버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편의점 한 곳당 야간 인건비로 평균 300만∼350만원이 들어가는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400만원대, 심야 수당 확대까지 적용되면 600만원이 될 수 있다"며 "야간에 600만원 매출을 못 내면 아예 심야 영업을 하지 않든가, 물건값을 더 받든가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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