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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옥 잘 지켜 최대 관광지 된 일본 '합장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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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옥 잘 지켜 최대 관광지 된 일본 '합장촌'
독특한 가옥형태가 볼거리…'상업화 차단'이 비결



(시라카와=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요즘 우리나라 농촌의 화두는 6차 산업화를 통한 주민 소득증대와 마을 가꾸기다.
농업과 전통문화, 자연을 관광자원화해 사라져 가는 농촌 마을을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보존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일본 역시 농촌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 가꾸기가 오래전부터 추진됐고 구체적인 성과들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비교적 널리 알려진 시라카와 갓쇼즈쿠리 촌락(합장촌)은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시라카와 마을은 일본 기후(岐阜) 현 북서부의 하쿠산 기슭에 있는 산촌이다.
나고야에서 특급열차로 3시간 이상 걸릴 만큼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온통 험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오지 중의 오지다.
이름 없는 오지 마을을 일본 최고 관광지로 만든 것이 바로 걋쇼즈쿠리다.
갓쇼즈쿠리란 억새와 비슷한 '가야(茅)'라는 풀로 지붕을 만든 집을 말한다.
겨울이면 3m가 넘는 폭설이 내리곤 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눈이 쌓이지 않도록 지붕을 급경사로 만들었는데 이 같은 지붕의 모양이 마치 합장을 하는 듯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극한 자연환경을 이기기 위한 오랜 세월의 지혜가 만들어낸 독특한 형태의 전통가옥인 셈이다.
기술 발달로 더는 폭설에 지붕이 무너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됐지만, 주민들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갓쇼즈쿠리를 버리지 않았다.
현재도 마을 전체 200여 가구의 절반가량인 110여채가 갓쇼즈쿠리다.
갓쇼즈쿠리의 시라카와마을은 1976년 국가로부터 중요전통건축물군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며 외부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옛 산촌마을의 아련한 풍경과 고이 간직된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삶에 지친 도시민에게 큰 매력이었다.
여기에 물 좋고 공기 좋은 데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까지 즐길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관광객 증가세에 기름을 부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한해 70만명 남짓이던 관광객이 180만명으로 급증했다.
550여명이 사는 오지마을이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기적이라 할 만하다.
주민들은 지금도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곳 주민들은 갓쇼즈쿠리를 팔지도 않고 훼손하지도 않으며 외지인에게 빌려주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모든 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만든 협약이기도 하다.


유명 체인점이나 외부 상인의 접근도 일절 허락하지 않는다.
마을 안의 전통 찻집이나 음식점, 토속품 판매점, 민박집 등은 모두 주민이 직접 운영한다.
마을이 급격히 상업화하며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화로 얻어진 수익의 주민 환원이라는 효과도 가져다준다.
소외된 사람 없이 주민 대부분이 상점이나 민박집을 운영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노인들도 주차 관리와 관광 안내 등의 일거리가 넘쳐난다.
이 마을 관계자는 "일본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했지만 많은 주민이 여전히 평소처럼 농사를 지으면서 음식점이나 가게, 민박집을 운영한다"고 생활상을 소개하며 "마을을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욕심 대신 우리 자손 대대로 살아갈 삶의 터전으로 유지해주려는 의지와 노력이 시라카와의 진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doin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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