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시장들, 이틀 연속 시장 총격 피살에 '벌벌'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이틀 연속으로 지방도시 시장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현지 시장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집권한 후 마약단속청(PDEA)의 마약 연루 의혹 정치인 명단에 오른 다수가 살해돼 이 명단에 들어가 있는 시장들은 상당한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북부 루손 섬에서 지난 2일 오전 타나우안시 시장이 총격으로 숨진 데 이어 3일 오후 제너럴 티니오시 시장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 가운데 타나우안시 시장은 강력한 부인에도 마약 연루 의혹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필리핀지방자치단체연맹(LMP)은 이 명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고 일간 인콰이어러가 5일 보도했다.
브론디얼 LMP 대표는 "명단에 있는 시장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마약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박탈된 시장들의 경찰 지휘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방 소도시 시장은 "경찰의 에스코트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안전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마약 연루 의혹 명단에 오른 시장 2명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우리가 표적이 된다면 아무리 경호를 강화해도 소용없다"면서 "신에게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필리핀도시연맹(LCP)도 마약 연루 의혹 명단이 자치단체장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명단을 점검해달라고 요구했다.
마약단속청은 지난 5월 14일 치러진 기초자치단체(바랑가이) 대표와 의원을 뽑는 선거를 2주 앞두고 마약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바랑가이 공직자 207명의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마약단속청은 이어 지난 6월 초 시장과 국회의원을 포함해 약 93명의 선출직 공직자가 명단에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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