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페트병 수돗물 설비 늘렸는데 1회용품 자제 지침 '난감'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시 상수도본부가 페트병에 넣은 수돗물 '순수365'의 인기에 힘입어 서둘러 생산설비를 증설했지만 정부의 1회용품 사용 자제 방침이 나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부산 상수도본부는 1999년부터 전국 처음으로 수돗물을 시판 생수와 같은 페트병에 넣은 '순수365'를 생산해 관공서와 각종 공공행사, 회의 등에 무료로 공급해왔다.
최근 들어 수돗물에 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순수365'의 인기가 높아져 지난해에는 연간 생산량이 300만병을 넘었다.
이에 부산 상수도본부는 지난해 추경예산에서 30억원을 확보해 덕산정수장 내 '순수365'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공사에 들어가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생산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순수365'는 2개 생산라인에서 시간당 350㎖들이 1만2천병까지 생산할 수 있게 돼 기존 1개 생산라인에서 2천400병을 생산하던 것과 비교해 생산량이 5배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최근 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태 등으로 환경부가 전국의 관공서를 대상으로 1회용품 사용 자제를 요청함에 따라 페트병에 넣은 부산 수돗물 '순수365'의 생산을 마구잡이로 늘릴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상수도본부는 올해 생산설비 증설을 마치면 '순수365'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려 부산 수돗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었다.
상수도본부는 일단 부산시청이나 구청 등 관공서에 제공하던 '순수365'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공공행사나 민간행사에 제공하던 공급량도 점차 줄이면서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순수365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생산설비를 증설했으나 채 가동도 하기 전에 1회용품 사용 자제 지침이 내려와 난감하다"며 "하지만 지난해에도 '순수365' 수요가 연간 600만병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많아 적정 수준에서 공급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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