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다이닝' 비용 1인 평균 8만4천원…남자 손님이 61%
모던한식·일식·이탈리아식 선호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한 끼에 적어도 수만 원을 웃도는 프리미엄(고급) 레스토랑, 이른바 '파인 다이닝'에서 저녁 한 끼를 해결하려면 한 사람 평균 8만4천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레스토랑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프리미엄 외식 시장 조사 보고'에 따르면 점심 메뉴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는 평균 4만7천104원, 저녁 메뉴 객단가 평균은 8만4천855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모던 한식이 점심 8만2천667원, 저녁 13만8천222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프랑스식이 점심 5만1천419원, 저녁 10만7천697원으로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자랑했다.
이어 이탈리아식(점심 4만231원·저녁 7만1천원), 전통 한식(점심 3만9천486원·저녁 6만164원)이 뒤따랐다. 중식은 점심 2만9천669원, 저녁 4만8천원으로 가장 가격이 낮았다.
이번 조사는 서울 80곳, 경기 11곳, 부산 5곳 등 전국 프리미엄 레스토랑 1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서울 시내에서는 강남구에 39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중구 등 도심 지역 19곳과 용산구 9곳 등이 각각 자리했다.
100곳 가운데 73곳은 개인이 운영했고, 20곳은 외식전문법인이 소유한 곳이었다. 나머지 7곳은 비외식전문법인이 운영했다.
업종별로는 프랑스식이 33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식 26곳·전통 한식 21곳·모던 한식 9곳·중식 6곳 등이 뒤따랐다.
조사 대상 가운데에서는 1971년 문을 연 전통 한식 음식점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 음식 가운데에서는 1990년 오픈한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이 가장 긴 역사를 자랑했다.
값비싼 음식 가격을 자랑하는 통에 문턱이 높을 것 같지만, 이들 프리미엄 레스토랑을 찾는 이들은 의외로 모든 소득 계층에 걸쳐 골고루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인 다이닝이 더는 고소득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수도권·경상권에 사는 20∼60대 성인 남녀 5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프리미엄 레스토랑을 최근 6개월 이내 1번 이상 이용한 '일반인'은 421명, 월 2회 이상 방문하거나 최근 1년 내 12회 이상 찾는 '미식가'는 10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일반인'의 소득을 들여다본 결과 월 500만∼599만원이 17%, 월 400만∼499만원이 16%, 월 299만원 이하가 14%, 월 900만원 이상이 13% 등으로 나타나 소득 구간별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미식가'로 분류된 이들은 월 900만원 이상 번다고 응답한 사람이 3분의 1에 가까운 33%나 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일반인과 미식가 모두 30대가 가장 많았고, 20대·40대·50대·60대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과 관리직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530명에게 선호하는 레스토랑 유형을 물었더니 모던 한식이 26.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일식 20.2%, 이탈리아식 19.6%, 프랑스식 13.8%, 전통 한식 12.8% 등이 뒤따랐다.
최소 6개월에 한 번 이상 프리미엄 레스토랑을 찾은 조사 대상 응답자 성별을 따져봤더니 남성이 60.9%, 여성이 39.1%로 각각 나타나 남성 손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업계 관계자들은 프리미엄 외식 시장의 문제점으로 수요 부족, 문화수준 미달, 서비스 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책을 세우고, 허브나 특수채소 등 식재료 다양성을 보장하고, 예약 제도 개선 등 올바른 소비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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