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두 번 문도엽, KPGA선수권 1R 7언더파
(양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투어에서 6년째 뛰면서 준우승만 두번 했을 뿐 아직 정상에 서보지 못한 문도엽(27)이 특급 대회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대회 첫날 맹타를 휘둘렀다.
문도엽은 28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 1개를 적어내 7언더파 63타를 쳤다.
폭우로 대회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한 탓에 출전 선수 절반이 18홀을 다 돌지 못한 가운데 문도엽은 순위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린 채 기분 좋게 1라운드를 마쳤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친 뒤 2013년 코리안투어에 발을 디딘 문도엽은 신인 때 솔라시도 파인비치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때도 2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특히 시드를 지키는 데 충분한 상금을 벌지 못해 2015년까지 퀄리파잉스쿨을 두번 더 치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 등 부진했던 문도엽은 그러나 이날만큼은 최정상급 선수 부럽지 않았다.
그린을 세 차례만 놓칠 만큼 샷이 정확했다. 게다가 그린에서는 중장거리 퍼트가 쏙쏙 빨려 들어갔다. 1∼3번홀, 10∼12번홀에서는 두차례나 3개홀 연속 버디를 엮어냈다.
티샷 OB가 난 14번홀(파4)에서는 네번째샷으로 홀 2m 옆에 올려 보기로 막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문도엽은 "샷도 좋았지만 중거리 퍼트가 잘 됐다"면서 "친한 선수가 올해 줄줄이 우승해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니 내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오픈 챔피언 최민철(30)은 10번홀까지 6타를 줄여 47년 만에 같은 해 한국오픈과 KPGA선수권대회 석권에 도전장을 냈다.
코리안투어 양대 특급 대회 한국오픈과 KPGA선수권대회를 같은 해 우승한 선수는 1971년 한장상 KPGA 고문 이후 없었다.
최민철은 5번홀부터 10번홀까지 6개홀 연속 버디를 엮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11번홀을 앞두고 일몰로 경기를 중단하고 29일로 넘긴 최민철은 코리안투어 최다 홀 연속 버디 기록(8개홀)에도 도전한다.
익살스러운 몸짓과 재치 넘치는 말솜씨로 '필드의 개그맨'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인호(25)가 4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7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5언더파 65타를 쳐 문도엽을 2타차로 추격했다.
이형준(26)과 윤성민(21)이 나란히 4언더파 66타를 때려 선두권에 나섰다.
시즌 3승을 노리는 상금 1위 박상현(35)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쳤다.
'낚시꾼 스윙'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최호성(45)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이날 대회는 폭우 탓에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벙커 등 코스 일부가 물에 잠겨 두차례에 걸쳐 5시간10분이나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들은 경기 지연과 중단으로 12시간 이상 경기장에 머물러야 했다.
문도엽은 "오전 4시50분에 일어나서 오전 6시20분에 경기장에 왔다. 경기가 끝나니 오후 6시더라. 정말 긴 하루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때문에 해가 질 때까지 72명이나 1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해 29일에 잔여 경기를 먼저 치르고 2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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