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반란' 최민철, 한국오픈 제패…디오픈 티켓 확보(종합)
준우승 박상현도 디오픈 출전권에 상금·대상 1위 질주
(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투어 '언더독' 최민철(30)이 한국 최고 권위의 한국오픈을 제패해 7년 무명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민철은 2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 골프 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박상현(35)을 2타차로 따돌린 최민철은 생애 첫 우승을 특급 대회에서 거머쥐며 이름 석 자를 한국 골프 역사에 새겼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최민철은 상금랭킹 3위(3억2천381만원)로 뛰어올라 생애 최고의 시즌을 활짝 열었다.
특히 최민철은 이 대회 1, 2위에 주는 이번 시즌 디오픈 출전권까지 손에 넣어 골프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최민철은 "이제 우승 물꼬를 텄다. 몸 관리를 잘해서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 "디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다 사람 아니냐"며 디오픈까지 기세를 몰아가겠다고 밝혔다.
2011년 코리안투어에서 데뷔한 최민철은 지난해까지는 철저한 무명 신세였다.
시드 순번이 낮아 대회 때마다 대기 선수로 출전하는 등 7년 동안 54개 대회밖에 뛰지 못했다.
틈틈이 출전한 2, 3부투어 대회가 48개였을 만큼 최민철의 골프 인생은 풀리지 않았다.
7년 동안 번 상금이 이번 대회 우승 상금과 맞먹는 3억원을 조금 넘었을 뿐이다.
레슨을 병행하며 어렵게 투어 선수 생명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해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자신감을 얻었고 무엇보다 2억 원이 넘는 상금을 벌어들여 레슨을 줄이고 투어에 전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최민철은 "더 안되면 골프 선수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올해도 최민철의 고난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8개 대회에서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겪으며 상금랭킹 68위(2천381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최민철에게 한국오픈은 '약속의 땅'이었다.
지난해 예선을 치러 출전한 한국오픈에서 사흘 내내 선두권을 달린 끝에 6위를 차지했던 좋은 기억이 또렷한 최민철은 두번째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민철은 "작년에 처음 출전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둬서인지 코스가 나와 잘 맞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2타차 선두에 오른 최민철은 박상현과 최호성(45)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림없이 버텨냈다.
잠시 최호성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6번홀(파4) 버디로 다시 단독 선두를 되찾은 최민철은 10번(파4), 11번홀(파4) 연속 버디로 4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11번홀에서는 두번째샷이 두텁게 맞아 물에 빠지는 듯 했지만 그린 앞 둔덕에 떨어져 홀 5m 거리 그린에 안착하는 행운도 누렸다.
16번홀(파3)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어 박상현에게 2타차로 쫓긴 데 이어 18번홀(파5)을 버디로 마친 박상현에게 1타차까지 추격당한 최민철은 18번홀(파5)에서 1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우승을 확정했다.
전날 "최종일에 2타만 줄이면 우승"이라던 자신의 장담을 현실로 만들었다.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에 도전한 박상현은 5타를 줄이는 맹추격을 벌였지만 2타가 모자라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상현은 준우승 상금 1억2천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5억원을 맨 먼저 돌파하며 상금랭킹 1위(5억4천880만 원)를 굳게 지켰다.
맹동섭(31)에 밀렸던 대상 포인트에서도 박상현은 1위로 올라섰다.
또 2위에게도 주는 디오픈 출전권도 챙겨 우승 못지않은 푸짐한 성과를 거뒀다.
5언더파 66타를 친 문경준(36)과 3타를 줄인 김경태(32)가 공동3위(6언더파 278타)를 차지했다.
'낚시꾼 스윙'으로 대회 기간 내내 인기몰이를 했던 베테랑 최호성(45)은 3타를 잃어 공동5위(5언더파 279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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