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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중국 내 주교 임명문제 논의 잘 되고 있다"
로이터와 인터뷰서 "대화하지 않아 생기는 패배보다 리스크 선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 내 주교 임명권 문제를 둘러싼 교황청과 중국 정부 간 협상에 대해 "우리는 좋은 지점에 와 있다"면서 논의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일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과 중국의 관계 개선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앞서 SCMP는 교황청과 중국이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중국 내 주교 임명권 문제를 풀기 위한 협상을 최근 로마에서 재개했다고 지난 16일 보도한 바 있다.
교황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과 중국 간 협상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화가 최선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교황은 "대화에는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나는 대화를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확실한 패배 대신 리스크를 택한다"고 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교황의 언급에 대해 중국은 교황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대해 진지한 입장이며, 앞으로도 '제한 없는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잉푹창 홍콩 중문대 신학대학원장은 교황청이 중국 내 주교 임명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합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중국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설사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주교 임명문제에 대해 합의를 하더라도 외교 관계를 맺기 전까지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교황청 측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중국 내 주교 임명권 문제에 대해 협상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약 1천200만 명의 신자를 거느린 중국 내 가톨릭은 로마 교황청을 인정하는 지하교회와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천주교 애국회에 소속된 교회로 양분돼 있다.
천주교 애국회 소속의 신부들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다.
만일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주교 임명권에 대해 합의할 경우 1949년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 70년 가까이 단절돼온 중국과 로마 교황청의 외교적 관계가 복원될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 사이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임명권 문제에 대한 핵심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는 타협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즉 교황청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천주교 애국회 소속 주교 7명을 인정하고 교황청이 서품한 지하교회 주교 2명을 물러나게 하는 대신 향후 교황이 중국 정부가 지명하는 주교에 대한 승인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언론에 거론된 타협안의 골자다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도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 타협하는 데 대한 찬반양론이 존재한다.
찬성론자들은 타협안을 통해 중국 내 모든 가톨릭 신자들을 교황의 영향력 아래 두게 하려는 교황청의 오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조치프 쩐(陳日君) 전 홍콩 추기경을 비롯한 비판론자들은 타협안에 대해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온 중국 가톨릭 지하교회 신자들을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팔아넘기는 행위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중국 정부와 교황청이 타협하게 되면 지하교회의 신자들이 박해를 받고 궁극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종교통제가 강화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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