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들 올인한 북미회담…시청률 승자는 KBS·JTBC
채널별 분석·화면·자막 등으로 차별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상파를 포함한 방송국들이 일제히 북미정상회담에 취재인력을 '올인', 서로 다른 스타일의 방송을 선보였다.
시청률만 국한한다면 지상파 3사와 JTBC가 높은 시청률을 보였으며, 특히 JTBC는 KBS 1TV를 제외한 다른 지상파들을 앞섰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순간(오전 10시 4분)이 포함된 방송분에서 KBS 1TV '뉴스특보'(오전 7시 53분~10시 29분)가 8.0%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JTBC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오전 8시 46분~11시 11분) 4.839%(이하 JTBC 유료가구), SBS TV '평화를 그리다-2018 북미정상회담' 3.4%, MBC TV '세기의 담판-2018 북미정상회담' 2.7% 순으로 나타났다.
양국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한 순간(오후 2시 39분~2시 45분)이 담긴 방송분에서도 KBS 1TV(오후 12시 8분~2시 48분)가 5.5%로 가장 높았으며 JTBC(오후 1시 28분~3시 45분) 3.953%, SBS TV(오전 11시 17분~오후 3시 18분) 2.2%, MBC TV(오전 11시 20분~오후 3시 21분) 1.8%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오후 5시 15분~6시 20분)을 포함한 방송분에서는 KBS 1TV(오후 4시 38분~6시 28분) 5.8%, JTBC(오후 3시 52분~6시 43분) 4.189%, SBS TV(오후 4시 30분~7시 26분) 2.5%, MBC TV(오후 3시 31분~6시 48분) 2.2%를 기록했다.
방송국들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조금이라도 근접 거리에서, 더 빨리, 더 많이 보도하기 위해 대규모 취재인력을 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보냈다. 지상파 3사에서 기술 인력을 포함해 보낸 취재진만 합해도 100명이 훌쩍 넘었을 정도이다.
방송국들은 초유의 이벤트인 만큼 중계나 해설에서 서툰 부분도 있었지만 신속함을 우선시하고, 틀린 부분은 해설을 통해 조금씩 수정해나가는 방법을 택했다.
채널별로 보면 KBS는 예상대로 '정통' 코드를 보여줬다. KBS는 회담 장소였던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야외 스튜디오를 마련, 취재단장으로 나선 임장원 기자와 전문가들이 나서 그동안 북미 관계의 역사와 전망 등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심도 있게 짚었다.
또 각국에 다수 특파원을 보유한 만큼 회담 전후로 미국 워싱턴, 중국 베이징 등 여러 곳 특파원을 연결해 차별화한 분석을 보여줬다. 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냉정한 시각을 겸비해 객관성을 더했다.
다만 정상 간 대화,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 때 동시통역 부분에서는 타사에 비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MBC는 정상 간 만남 전까지 회담장 내부부터 현지 기후 등을 소개하고 정상들이 호텔에 도착했을 때 함께 수행한 양국 인물들을 하나하나 세밀히 분석하는 등 현장감을 살린 중계에 힘썼다.
정상 간 대화와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때 선보인 동시통역 자막 역시 호평받았다. 실시간으로 올리는 자막인데도 깔끔하게 처리돼 청각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청자가 육성으로만 듣는 것보다 더 또렷하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앵커와 패널 간 대화가 엉키는 등 뚝뚝 끊기는 진행은 아쉬움을 낳았다.
SBS는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그래픽에서 강세를 보여온 만큼 이번에도 다채로운 화면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또 전문가 패널은 정상들의 동선과 표정을 하나하나 클로즈업해 분석했다. 자막 역시 실시간으로 변화를 주며 화면을 폭넓게 활용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부터는 MBC처럼 동시통역 자막을 실시간으로 화면 오른편에 노출해 내용 인지도를 높였다. 또 SBS 기자 출신인 안현모 씨가 미국 CNN의 관련 보도를 능숙하게 동시통역해 화제성을 견인했다.
그러나 자막 오·탈자 등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노출했다.
JTBC는 손석희 앵커가 특유의 스타일로 현지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면서 특히 젊은층 지지를 받았다. 손 앵커는 현지 언론의 보도 사진을 재빨리 공수해 전달하거나, 정상 간 악수 시간을 스톱워치로 재는 등 차별화한 진행을 선보였다.
아울러 정상 간 만난 장소의 국기 숫자나 회담장 테이블의 공수 과정 등 회담 준비 뒷이야기도 충실하게 전해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평소 '뉴스룸'처럼 손 앵커의 개인기에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방송국들은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후에는 밤늦게까지 양국 정상의 동선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장관 출신 등 전문가 풀을 최대한 활용해 합의문 문구를 하나하나 분석하며 취재·보도 열기를 이어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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