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국도공사 구간서 가야시대 최대 규모 고분군 발견
덧널무덤 중심, 돛단배 형상 배모양토기 첫 발견…"가야사 규명 주요 자료"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에서 나무로 곽을 짠 덧널무덤(木槨墓)을 중심으로 한 가야고분군이 발견됐다.
경남도는 거제∼마산 국도건설공사 구간 유적 발굴조사에서 가야시대 최대 규모의 고분군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거제시 장목면에서 창원시 마산합포구 우산동을 연결하는 국도건설공사를 위한 문화재조사사업이다.
재단법인 삼한문화재연구원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의뢰받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진행한다.
발굴조사에서 가야시대 고분을 비롯해 청동기와 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유구 1천여기가 확인됐다.
이 중 640여기가 덧널무덤 구조다.
무덤 내부에서 아라가야 계통의 통모양굽다리접시, 불꽃무늬토기 등 각종 토기를 비롯해 망치, 덩이쇠(鐵鋌), 둥근고리큰칼, 비늘갑옷, 투구 등 2천500여 점의 가야유물이 나왔다.
특히 전체 덧널무덤 중 387호 무덤은 이번에 발견된 고분군에서 최고 지배층 무덤으로 추정된다.
길이 5.6m, 너비 2m 규모의 무덤에서 굽다리접시, 그릇받침, 철창 등과 함께 고대 항해용 돛단배(帆船)를 형상화한 배모양토기(舟形土器)가 처음으로 출토됐다.
길이 29.2㎝, 높이 18.3㎝ 크기의 배모양토기는 선체 모양 토기 아랫부분에 굽다리(臺脚)를 붙여 세울 수 있다.
세부 기능들이 정교하게 표현돼 있고 날렵한 조형미를 갖춰 가야시대 해양 선박의 웅장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최고 작품으로 보인다.
또 고대 가야인들이 철을 매개로 중국, 낙랑, 왜와 활발히 교역한 항해용 선박의 실제 모습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보물급 유물로 평가된다.
거제∼마산 국도건설공사 구간 내 유적은 1989년과 2009년 국도 공사 시 발견된 유적과 동일한 성격이다.
이미 발굴된 고분까지 포함하면 840여기 이상이 조성된 최대 규모 가야고분군이다. 그 규모와 출토유물을 보면 남해안을 근거지로 대외교류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했던 아라가야의 지방 세력으로 추정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결과로 볼 때 가야사 규명에 학술적·자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유적이다"고 말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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