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문수 큰 결단 기대…단일화 아니다" 진화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설승은 기자 =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에도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문제가 거론되자 바른미래당 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기류가 확연했다.
당 차원에서 "국정농단에 책임 있는 적폐세력 한국당과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음에도 안 후보가 당 지도부와 사전 상의도 없이 김 후보와 심야 회동을 하고, 여기에서 한국당이 '당 대 당 통합'까지 거론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흘러나온 데 따른 것이다.
두 후보의 지난 3일 심야 회동 등은 일찌감치 알려졌지만, 사흘이 지난 이날에서야 호남계의 성토가 집중된 건 지역여론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데도 두 후보 측이 단일화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인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거기에는 기본적으로 한국당과의 후보연대나 합당이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동시에 단일화 논의 자체가 선거전략 차원에서, 특히 호남 선거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판단 역시 작용하고 있다.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동철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청산 대상인 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며 "이런 시기에 최근 안·김 후보 간 단일화 문제가 거론되고 급기야 당 대 당 통합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에 경악하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체되고 청산돼야 할 정당과 단일화 운운하는 발언이 나오는 것 자체는 도저히 납득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중도개혁 노선을 끝까지 견지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당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민의의 심판을 받아야 할 선거전에서 단일화를 내세워 더러운 정치 굿판을 만들고 있다"며 "우리 당의 선거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하고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도 동요하고 있다.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는 성명을 내고 "명분도 없이 오직 정치공학적 계산에서 논의되는 단일화에는 단순히 여당 후보를 이겨야 한다는 이유뿐"이라며 "이렇게 국민 뜻에 반대로 행동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지지를 요구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와의 심야 회동 사실이 알려진 직후 박 공동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김 후보가 자신 없어서 스스로 사퇴하면 모를까 단일화는 없다. 김 후보를 만나 당신이 확장성이 없으니 깨끗이 사퇴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고 박 공동대표가 전했다.
안 후보는 박 공동대표에게 "김 후보가 자신이 없어서 사퇴를 하면 그건 단일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내 논란이 확산하는 데 대해 "저는 김 후보가 박원순 후보의 3선을 반대하는 시민 열망을 담아 큰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김 후보를 만나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으며 (입장이)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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