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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발견된 조선 최고부채 어디서 만들었나…나주 석정마을"
나주염색재단 허북구 국장, 나주 부채 복원 위해 발품 팔아 확인



(나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프랑스 부채박물관에서 발견된 조선 최고부채인 '나주 접선'(摺扇·접었다 폈다가 가능한 부채)을 만들었던 마을이 향토사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나주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운영국장은 "나주 접선을 복원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나주시 석현동 석정마을'이 광복 전까지 주민 전체가 부채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던 곳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허 국장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나주소반장 김춘식 선생 또한 선대(조선시대)부터 광복 직후까지 부채를 만들었던 석정마을 출신의 집안 형님인 김낙균(1919년생) 씨로부터 부채 제작 기능을 전수 받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정교한 문양의 목살과 용이 조각된 상아 잣대로 제작한 조선시대 나주산 희귀 화접선(畵摺扇)이 프랑스 파리 부채박물관에서 발견돼 화제가 됐다.
허 국장은 파리에서 발견된 화접선이 나주 석현동 석정마을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옛 문헌을 보면 나주는 조선시대 전국에서 제일 가는 부채 명산지였음을 잘 알 수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전주와 남평(南平·현재 나주시 남평읍)에서 만든 부채가 가장 질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 후기 학자 이규경이 쓴 일종의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나주 남평의 부채를 최고로 친다는 내용이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경성일보(京城日報) 1923년 10월 6일 자 기사에는 부채는 주로 전남 담양과 나주, 전북 전주와 남원에서 생산된다고 기록돼 있다.
이처럼 나주가 과거 부채 명산지로 유명했다는 기록과 유물이 있지만, 복원을 앞두고 어느 곳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동안 명확하게 확인을 못 했다.
하지만 나주천연염색재단 허 국장의 발품과 끈질긴 노력으로 나주 전통부채를 만들었던 마을이 밝혀진 것이다.
허 국장은 "현재 석정마을 주민들조차도 이 마을이 과거 부채 산지였던 사실을 모를 정도로 잊히고 있다"며 "나주 전통부채의 위상 제고와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마을에 대한 상세한 조사와 활용방법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kj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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