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혁신TF "문예위 블랙리스트 책임자 징계처벌해야"
이용훈 문예위 사무처장 사표 수리
문예위 직원들 "문체부, 블랙리스트 피해 배상하라"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예술지원정책 개선을 위한 '아르코 혁신 TF'가 문예위에 블랙리스트 실행 책임자와 관여한 직원들에 대한 징계와 처벌을 요구했다.
TF는 24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예술행정의 민주화와 변화를 위한 아르코 혁신(안)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TF는 "블랙리스트 실행 책임자인 사무처장을 징계하고, 그 아래 직원들의 실행 행위에 대해서도 납득할만한 수준의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훈 문예위 사무처장은 문예위의 대국민 사과 다음 날인 지난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는 23일 수리됐다.
TF는 문예위를 '국가예술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문체부의 예술정책 기능을 이관하는 것을 비롯한 10개 조직혁신 과제와 13개 사업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조직혁신 과제에는 독립성 보장을 위해 문예위를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제외하고, 위원추천위원회 구성 권한을 문예위로 이관하고 위원장을 호선제로 뽑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가 앞서 블랙리스트 대책으로 정부에 권고한 제도개선안과 맥을 같이 한다.
이밖에 예술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개방직 직위를 도입하고, 공모·지원사업 과정에 예술인과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며, 문체부와 문예위 간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조직혁신 과제로 제안했다.
사업혁신 과제에는 예술지원정책 결정 과정에 현장 예술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기초예술과 창작 지원을 우선하도록 지원사업 체계를 재설계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번 혁신안은 지난 1월 발족한 아르코 혁신 TF가 5개월간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TF에는 김미도 연극평론가, 김진하 전시기획자 겸 미술평론가, 문동만 시인 등 외부 민간위원 6명과 문예위 비상임위원 4명이 참여했다.
한편 문예위 간부와 일반 직원 80명은 이날 공청회에 앞서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대책이 미흡하다며 피해 예술가, 단체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을 요구하는 기명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문체부가 블랙리스트 대책으로 부당하게 폐지된 사업의 복원을 들고 나왔으나,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며 "청와대, 문체부 등 국가기관의 부당한 지시로 피해를 본 예술가, 단체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체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새 예술정책'에 대해서도 예술가와 산하 기관을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한 지원 대상으로 대상화하는 데 그쳤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문예위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과 징계는 당연하지만, 문체부에 대한 처벌과 징계 이후 논의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문예위는 지난 17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 사실을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예술인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문예위 직원들은 이에 대해 반성의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책임자 사퇴가 수반되지 않아 불신만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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