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8개국 정상 '이란핵합의 준수' 결의…미국과 정면충돌 예고
불가리아 28개국 정상회의…"국제 제도 지키는 싸움 계속할것"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공동 대응키로 뜻을 모았다.
EU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란핵합의 탈퇴를 포함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방침을 정했다고 AFP통신이 유럽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U 정상들은 이날 만찬 회동 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핵합의를 이란이 준수한다면 EU도 이를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EU는 기후 변화와 관세, 이란과 관련한 최근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규정에 근거한 국제 제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는 EU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탈퇴한 데 이어 이란핵합의 탈퇴와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미국과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만찬석상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결정을 보면 '우방이 저렇다면 적국이 왜 필요하냐'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란핵합의 문제와 관련해 "유럽의 단합된 전선이 필요하다"는 강경 발언을 했다.
EU 정상들은 미국이 이란핵합의를 탈퇴하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게 됨에 따라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기업들을 보호하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3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도 제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다른 나라 정부들의 행동에 달렸다"라고 말해 EU 회원국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했다.
EU 정상들은 미국이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영구 면제해준다면 자발적으로 규제에 협조할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제도 개선을 위해 나설 수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미국은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를 이달 말까지 유예했으나 EU는 영구적인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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