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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일랜드 재료과학자 "남북교류가 과학분야 새로운 길 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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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일랜드 재료과학자 "남북교류가 과학분야 새로운 길 열 것"
"북한 김일성대, 계산재료공학 분야 높은 수준에 있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재료 과학자인 아론 월시 교수는 8일(현지시간) "과학 분야에 있어 남한과 북한 학교와 학생들이 상호작용과 협업, 교환 등에 나선다면 새로운 과학적 길을 열면서 두 나라 간의 관계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월시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간 과학기술계 교류 역시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같이 밝혔다.
월시 교수는 차세대 태양광 발전소자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s) 전문가다.
연세대 공동임용으로 1년에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하는 월시 교수는 북한 과학자들과도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미 두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 북한과의 인연을 소개해달라.
▲ 북한보다는 우선 지난 10년간 한국과 관련된 활동을 해왔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직 외에 한국의 연세대학교에서 공동임용되는 기회를 가졌다. 1년에 수차례 한국을 방문해 다른 연구자들과 교류했다. 아일랜드 출신인 나는 한국에서 많은 유사점을 발견했다. 신생 공화국인데다 과거에 말과 문화를 억압받은 점이 비슷하다. 국경이 나누어진 나라에서 자란 경험이 내가 북한 과학자들과 함께 일하는데 흥미를 갖도록 만들었다.



-- 현재 북한과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가.
▲ 태양전지와 관련해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새로운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이 물질은 자연발생적인 광물에서 얻을 수 있으며, 햇빛을 전기로 전환시키는데 매우 효율적이다. 문제는 이 물질의 안정성이 부족한데다 물과 만나면 분해된다는 점이다. 비가 오면 작동하지 않는 태양전지를 팔 수는 없지 않나. 우리 협업은 양자역학에 기반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화학적 방법을 찾는 것이다.

-- 이미 두 편의 논문을 북한 과학자들과 함께 발간했는데.
▲ 영국은 지난 2016년 개발도상국에서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챌린지 리서치 펀드'를 만들었다. 북한이 대상국가에 포함된 것을 보고 김일성 대학의 유철준 교수와 접촉했다. 이전에 물리학 커뮤니티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서 유 교수의 논문을 보면서 비록 관점은 다르지만 우리가 비슷한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비록 우리 제안이 펀드에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해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 올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나.
▲ 현재 아일랜드는 자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북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래서 동료 과학자들에게 런던에 있는 연구실로 방문해달라고 초대했다.

-- 현재 연구분야에 있어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은.
▲ 계산재료공학 분야에서 김일성 대학은 전 세계 다른 그룹과 비슷한 정도의 높은 수준에 있다. 물질 관련 최첨단 모의실험을 위해 정설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하드웨어를 잘 이용하고 있다.



-- 연구분야에서 남북한 공동연구 움직임이 있나.
▲ 한국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연구하는 대규모 연구집단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박남규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상일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비공식적인 논의를 하면서 몇몇 한국 과학자들은 언젠가 북한과 공동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최근 남북관계의 진전을 보면 새 클린 에너지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있어 남북한 공동 워크숍이나 협업 등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북한과 추가로 협업할 계획이 있나.
▲ 현재 우리 공동연구는 자원이 제한돼 있다. 우리 활동을 지원할 펀드가 없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는 계속할 것이다.

-- 한반도 평화논의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들려준다면.
▲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아리랑 TV를 본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 역시 지켜봤는데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다. 이 분야에 대해 조언할 위치는 아니지만 과학 분야에 있어서는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남한과 북한은 비슷한 면이 있다. 학교와 학생들 간에 상호작용과 협업, 교환 등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의 길을 열면서 두 나라 간의 관계를 촉진하는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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