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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금감원장 내정자,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 다시 끌어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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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금감원장 내정자,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 다시 끌어올려야

(서울=연합뉴스)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윤석헌 금융혁신위원장이 내정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윤 위원장을 김기식 전 원장의 후임으로 임명 제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그에게 임명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을 잘 알고, 금융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물로 청와대는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표적인 개혁성향 금융경제학자다. 평소에 금감원과 금융산업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혀왔던 인물이다. 금융행정인사혁신 위원장을 맡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민간 금융회사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가 낙마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을 위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재벌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금융계열사 정리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채용비리,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것도 그의 과제다.

그러나 윤 내정자가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은 감독 당국으로서 신뢰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파동을 계기로 그 진실과 상관없이 금감원이 믿을만한 조직인가에 대한 의문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해 적자 기업을 1조9천억 원의 순이익을 낸 회사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감독 당국이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꿨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2016년 12월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의 적절성에 대해 질의하자 문제없다는 답변을 했다. 작년 2월에는 진웅섭 당시 금감원장이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는 2015년, 2016년 반기보고서에 대한 감사나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1년 만에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회계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0일에 60만 원까지 올라갔으나 금감원 발표가 나오자마자 사흘째 수직 낙하해 4일 오후 30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는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분식회계 금액이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면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회계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이 회사의 상장 전에 또는 그 직후에라도 신속히 정리를 해야 했는데, 이제 와서 분식회계를 했다고 하면 투자손실은 누가 책임지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위 산하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금감원은 신뢰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의 자산과 업무 전반을 정밀하게 검사하고 결과에 따라 엄하게 제재한다. 그 검사결과는 금융사의 생사를 가를 정도로 큰 영향을 준다. 이는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손익으로 바로 연결된다. 금감원에 일관성과 신뢰성이 생명처럼 중요한 이유다. 이런 점에서 금감원은 산업자본, 금융자본은 물론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이 가치를 잃으면 개혁을 밀고 나가기도 어렵다. 윤 내정자가 이런 당연한 원칙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주목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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