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명문대 한국인 유학생, 기숙사서 안타까운 추락사
법원, 부검결과 토대로 '사고사' 결론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11시 30분.
아시아 최고 대학으로 손꼽히는 싱가포르국립대(NUS)의 기숙용 호스텔 '시어스 홀' 앞 땅바닥에 한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싱가포르 민간방위청(SCDF)에 접수됐다.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정지 상태에 빠져 숨진 이 여성은 신원확인 결과 몇달 전 이 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한국인 A(당시18세)양이었다.
당시 이 기숙사의 출입문은 자동 잠금장치가 돼있어 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잠겼다.
현지 언론은 당시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방문열쇠 역할을 하는 카드를 두고 나온 A양이 건물 7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기어 올라가다가 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학생들은 관리실이 문을 닫거나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경우 열쇠를 두고 나온 학생들이 8층짜리 건물에 기어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진술했다.
특히 기숙사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신입생들 가운데 카드를 방에 두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고, 잠긴 문을 따거나 새 카드를 발급받는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사 당국과 법원은 A양의 사고 원인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해 몇 달을 허비했고, 결국 부검결과를 토대로 2일 '비극적인 사고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채널 뉴스 아시아가 3일 보도했다.
사고 직전 CCTV에 찍힌 A양은 여러 차례 이웃집 문을 두드렸고 식품 보관창고를 몇 차례 드나드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부검 책임자인 카말라 폰남팔람 판사는 보고서에서 "사망자의 몸에서는 높은 곳에서 추락하면서 생긴 다발성 손상이 있었다. 폭행치사 또는 살인의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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